나름 지옥의 레이스였던 이번 학기 끝이 났고 올해 마지막 글이 될 거 같은데 그동안 머리 싸매기도 하고 많이 웃기도 했던 조르쥬 바타이유의 사상이며 오늘 넘긴 멜팅 포트 프레젠테이션이며 여러 학술 자료 정리할 생각은 전혀 안들고 어제 데이비스컵 끝난 올 시즌 테니스 얘기나 올리고 싶네... 솔직히 학술 이런 건 한동안은 눈 앞에 안 어른거렸으면 좋겠다... 그래도 파고드는 재미는 있었는데 아무튼...
출처 : Getty images
APT 남자 테니스 마지막 경기인 연말 마스터스 파이널에서 우승해 명예 회복한 Gran 로저 페더러, 그해 가장 잘한 8 명이 붙어 왕중왕을 가리는 대회. 올해 좀 못한다 싶더니 그래도 랭킹 2 위고 연말 마스터스에서는 1, 3~5 위인 소더링-머레이-조코비치-나달을 연달아 꺾고 우승했다. 이제 29살이지만 암만 봐도 이만큼 토털 패키지로 테니스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주며 잘 하는 선수가 없는데 할 수 있는한 계속 나와 줬으면 좋겠네... 꽁지 머리 시절만 해도 그냥 저 친구가 앞으로 황제가 되겠구나~ 싶을 뿐 관심이 없었는데 이제는 페더러 관두면 무슨 재미로 테니스 보겠나 싶다....
출처:데이비스컵 공식 홈피
프랑스를 접전 끝에 3 대 2 로 꺾고 데이비스 컵 첫 우승한 세르비아 팀. 왼쪽부터 트로이키-조코비치-가운데 안 보이고- 팁사레비치-지모비치. 우승 후 그 자리에서 바로 삭발... 동구권 애들은 왜 뭐 이기면 다들 삭발을 하는지.. 전에 슬로바키아도 그러던 거 같던데... 그렇잖아도 그 동네에 스킨 헤드족 많다는 편견들이 있는데... 그냥 전통인 모양... 아무튼 축하... 데이비스컵 결승은 진짜 올해 마지막 경기다... 연말 마스터스 파이널 끝난 그 다음주 주말에 한다.. .주로 12 월의 첫날 둘쨋날 정도에 걸린다...
이거는 페데러가 자기 고향 바젤에서 열린 ATP 대회 우승하고 볼보이들한테 피자 나눠주는 거... 페데러가 이 대회 볼보이 출신...
내 눈엔 피자가 빈대떡 같아 보인다...
바젤 대회는 11 월 초 정도에 열렸던 거 같은데 이거는 페데러가 바젤 풋볼 클럽 목도리까지 두르고 축구장을 간 거... 옆에 닮은 흰 머리 아저씨는 아버님, 부자지간은 역시 붕어빵, 그런데 저때 저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 경기 나도 보고 있었는데 설마 페더러 닮은 사람이겠지 했다.. 왜냐면 바로 그 직전에 페더러가 멜쩨르가 테니스 경기 하고 있던 거 TV 로 분명히 봤다, 그래서 설마 했는데 테니스 경기 끝나자마자 바로 축구장으로 달려간 모양...
멜쩌 같은 스타일한테 잘 못 걸리면 꽤 경기가 길어질 수도 있는데, 어쩐지 그날 1 시간여 만에 참 빨리 끝나는구나 싶더라고... 축구를 보기 위해 어짜든둥 빨리 이기려 한 듯.. 그 정성에도 불구하고 바젤은 로마한테 4 대 0 으로 지고 챔피언스리그 예선 탈락했다...
이번 연말 마스터스 파이널에 진출한 8 명... 올해 제일 성적 좋은 8 명... 런던이라 내내 저런 양복만 입히네...
(사진 출처 ATP 공식 홈페이지 )
마스터스 피날 때 야외 행사... 버스 위의 페레르와 소더링, 요즘 멕시코 코로나 맥주 광고 정말 많이 하더라... 정작 멕시코에서는 코로나 잘 안 마신다... 다른 거 많이 마시고, 코로나는 주로 수출에 주력하는 모양... (출처 Getty images)
그런데 이 런던 파이널 대회 일주일 동안 내내 마라도나가 왔었다... 개근했는데...
그래서 이렇게 페데러랑 사진도 찍고... 황제들끼리의 만남이라나...
이렇게 페데러한테 모자 선물받고 좋아하고...
이렇게 머레이랑 다른 선수들도 다 만났다... 나달이 결승서 페데러한테 지자 찾아가서 형님처럼 위로도 해주고... 그런데...
그런데 유독 이렇게 조코비치 경기 때만 티를 마구 내면서 일방적으로 응원을 해댄 것이다, 덕분에 조코비치 어깨가 으쓱했을 거 같은데 그게 사연이 좀 있다... 나는 도코비치를 2005 년 롤랑가로 때 처음 봤는데 그때 멕시코 도착해 처음 TV 로 보는 메이저 대회였는데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떼거지로 날아 다닐 때라 테니스 관심도가 높았다.
그런데 당시만 해도 클레이의 제왕 소리를 듣던 아르헨티나의 기예르모 코리아를 상대로 세르비아에서 온 듣도 보도 못한 10 대 아이가 너무너무 잘하는 것이다. 여기 스포츠 채널 기자들도 툭 하면 이 때 조코비치 얘기를 꺼내는데 나도 도코비치 하면 이 때 생각부터 나... 관중석서 엄마가 일안 리플렉스 카메라 들고 사진 한번 찍고 카메라 내려놓고 박수 치고 주먹 쥐고 다시 카메라 들고... 를 반복하던 것도 인상적이었고...
그래서 어찌 보면 남미 언론에 먼저 알려진 셈인데 그 뒤로 남미 기자들이나 선수들을 붙잡고 내내 하는 말이 '내 우상이 마라도나 인데... 어떻게, 싸인 한장 얻을 수 없을까요?" 그래서 조코비치 랭킹 수직 상승하고 뜨고 난 뒤에 한 기자가 마라도나 싸인을 아르헨티나 국가 대표 T 셔츠에 직접 받아서 전해 줬다. 그때 그냥 공짜로 줄 수는 없다며, 뭐 좀 보여줄 거 없냐고 하니까 한 게 조코비치 특유의 다른 선수 흉내내기 였다.
나중에 유명해진 샤라포바 흉내 이런 거 보다도 날반디안 흉내 - 배 내미는 거 - 볼란드리 흉내 등 다른 선수 흉내가 더 기가 막혔는데 원래 라커룸에서 아르헨티나 선수들 앞에서 그 짓을 많이 해서 기자도 알고 있었다고... 아무튼 그래서 마라도나 싸인 받고 감격한 조코가 자기 라켓 마라도나 한테 보내고... 이런 식으로 물물교환 혹은 펜팔(?) 을 하다가 이번에 처음 만났다고 하네... 그런데 마라도나가 그렇게 오버해서 응원해준 것은 딴 이유도 있었을 거 같다... 왜냐면, 마라도나 전기 영화를 찍은 에밀 쿠스트리차가 세르비아 사람이거든... 나는 세르비아 하면 에밀 쿠스트리차 영화들부터 생각난다, 집시의 시간이랑, 언더 그라운드... 그리고 그 음악들...
드디어 만났다! 노박과 마라도나
간만에 코리아 얘기 나온 김에 노랑 머리 페데러와 코리아, 98년인가? 더 전이겠는데 쥬니어 시절 오렌지 볼 대회 1 등과 2 등 (오렌지 갯수가 페데러가 더 많다), 저렇게 같은 세대라서 나름 정신적이 교감이 있는 모양... 코리아가 간만에 복귀했을 때 페데러가 응원했다고 하니... 코리아는 어깨 부상으로 인한 서브 문제 때문에 일찍 은퇴해서 로사리오에서 코치 하고 있다, 복귀설도 있는데 힘들 듯...
아무튼 참 넉살 좋은 노박 조코비치 (연말 랭킹 3 위), 대 가족 속에서 사랑받고 큰 느낌이 풀풀 나는데... 재주도 참 많고...
이렇게 자원해서 바닥 청소도 하고... 북경 대회 때 비왔을 때... (사진 출처: 북경 ATP 공식 홈페이지)
이거는 아마 북경 대회 때 남녀 선수들... 뭐하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북경 ATP 공식 홈)
역시 북경 대회... 워즈니아키와 베르다스코, 워즈니아키는 올해 연말 1 위로 마감 (북경 ATP 공식 홈)
런던 파이널 때 한 카를로스 모야의 은퇴식... 드디어 은퇴하는 구나... 나달이랑 고향이 같아 정신적 지주 셈인 걸로 아는데 나달 기분 이상할 듯...
나는 모야를 그렇게 좋아한 건 아닌데 테니스 보러 갈 때 마다 꼭 모야 경기가 있었다. 상대 선수를 응원했던 마드리드 마스터스 첫 대회 때는 홈 관중들의 열렬한 응원을 힘입어 모야가 이겨서 나는 열받아 나왔었고, 반대로 모야를 응원했던 멕시코 아카풀코 대회 때는 풀세트 접전 끝에 몬타네스 한테 져서 그 때문에 또 열 받았었다, 늘 나를 열받게 하는 모야, 하지만 아주 성실한 선수... 사람도 무던하고...
"우리는야 스코틀랜드 사람" 왼쪽부터 앤디 머레이 (연말 랭킹 4 위)- 여자 친구- 복식 선수인 형님 부부
나는 테니스나 모든 스포츠를 볼 때 체구가 작고 불리한 선수가 근성과 기교로 이기는 걸 좋아하는데, 어떤 극복의 의미를 줘서, 그런데 체격 조건이 좋은데도 수비적으로 나오는 건 좀 별로... 지금 테니스 최상위권에 이런 스타일이 둘이나 있어서 내가 볼 땐 좀 시금털털해 보이는데, 그런데 각자 이유가 있긴 있다, 지금 랭킹 4위 스코틀렌드의 머레이의 경우는 키가 잘 커서 그렇지 옛날부터 좀 비실대긴 했다.. 그래도 영국 스타일에 수비적인 건 좀 드물긴 한데...
그런데 한결같이 피곤한 표정의 제 3-4 인자, 조코비치와 머레이를 보면 역시 왕좌급은 따로 있구나 싶기도... 요즘 나이 들어 체력 달리는 게 역력한 데도 적어도 표정 만큼은 도무지 상태를 짐작할 수 없게 만드는 페데러의 포커 페이스랑 비교해 보면... 또 한결같이 '나는 싸운다' 표정인 나달을 보면 언제까지 저리 계속 살 수 있을까, 참 사는 게 힘들겠다 싶기도 한데 또 모르지, 페더러도 잘 나갈 때 표정만 냉정했지 마음속은 나달이랑 마찬가지였을 지도... '나는 져서는 안된다'는 그 압박감에 속은 다 타들어 가고 있었을 수도... 그래서 1 등이 되는 것도 힘들지만 지키는 게 더 힘들다고...
아무튼 머레이는 빨리 좀 그랜드 슬램 우승해서, 영국의 희망 타령 좀 그만 들었으면 좋겠다는... 본인 자신도 그 기대감들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 받는 거 같아 보기도 좀 안타깝고... 그런데 참 머레이는 코리아의 연습생이었다... 그래서 저 조코비치나 머레이가 드롭샷을 많이 구사하는 게 드롭샷의 달인이었던 코리아의 영향이 좀 있다고... 보면서 따라하고 싶었을 듯...
그나마 시원시원한 스타일이라 마음에 드는 스웨덴의 소더링 (연말 랭킹 5 위) 과 연인, 모델이라는 듯... 꽤 예전부터 소더링 경기에 앉아 있었던 거 같다...
소더링과 몽필스, 두 장대들, 11 월 중순 쯤에 하는 마지막 마스터스 1000 대회인 파리 마스터스 우승과 준우승, 트로피 엄청 무거운 모양...
테니스보단 농구가 성격상 맞을 듯 한 프랑스의 몽필스... 프랑스령의 카리브해 섬 과달루페 (마리니크) 출신?인데, 거기서 태어났단 말은 아니고 엄마가 거기 출신이고 이 친구는 프랑스 와서 태어났는데 아무튼 거기 잘 가더라고... 고향처럼 생각하는 거 같던데, 그래서 멕시코 오픈에 자꾸 오나... 과달루페 갈 겸 해서... 그건 그렇고 아무튼 사람이 너무 좋아 탈이라고... 진짜 좀 탈인 듯.. 냉정하고 독해야 살아남는 테니스 선수로서는...
선배들이 하라고 사정사정을 하니까 마지못해 선보인 몽필스의 브레이크 댄스 묘기, 데이비스컵 준결승 승리 후...
"저도 한 농구 합니다" 프랑스의 쥘 시몽, 데이비스 컵 결승 전의 연습 때 몸풀면서...
애기 아빠된 질 시몽, 아가가 신기한 모양... 옆에 와이프는 시몬이 야구 모자 거꾸로 눌러 쓰고 클레이 대회 나오던 병아리 시절 때부터 드문드문 얼굴을 보였었는데 결국 함께 가정을 이룬 모양... 시몽은 올 초 무릎 부상으로 골골 거리다 장기 결장 하고 이제 얼굴 못 보나 했더니 인도어 시즌에 또 부활했는데, 그게 이유가 있는 듯... 샷에 워낙 힘이 없어서, 바람 영향을 안 받는 인도어가 좀 유리한 모양...
휴대폰의 아들 사진 보여주는 시몽과 그런 시몽 형님이 부러운(?) 조코비치 동생. 데이비스컵 결승서 적으로 사생결단 싸워야 되는데 저러고 있다... 결국 데이비스컵 결승 2 단식서 둘이 붙어 조코비치 3 대 0 승.
준 결승서 아르헨티나 이길 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좋았는데... 데이비스컵 준우승 프랑스
데이비스컵 마지막 주자였던 로드라의 눈물, 시몽 대신에 나왔으나 나이가 많아 체력 저하로 완패
세르비아 데이비스컵 준결승의 영웅 팁사레비치. 독일의 콜슈라이버와 마찬가지로 잘 치는 날이면 페더러 안 부럽게 시원시원한 샷을 보여주는 매력적인 선수인데, 안 되는 날이면 대책이 없는게 문제... 체격이 좀 안좋아서 하루 명경기를 펼치고 나면 다음 경기서 허덕거리는 것도 문제고... 콜슈라이버도 마찬가지...
아무튼 세르비아를 결승으로 이끌었던 팁사레비치가 결승서는 영 비실거리는 통에 마지막 단식에 트로이키가 대신 나와서 영웅이 되었다... 조코비치는 원래 잘하니까 이기는 게 당연 뭐 이렇고... 2 단식 주자가 얼마나 해주느냐의 문제였는데 트로이키가 마지막 단식서 료드라에 승리... 이쪽은 이겼다고 좋아서 울고 불고...
데이비스 컵은 남자 테니스 국가 대항 단체 경기인데 4 단 1 복: 5 경기로 짜여져 있다. (첫날)1 단식-2단식-(둘쨋날) 복식-(최종일) 3 단식-4 단식. 말로는 2 명의 단식 선수가 나와 서로 엇갈려 가며 붙는다는데 선수 교체가 허용되기 때문에 3, 4 단식서는 선수를 어떻게 교체하느냐 하는 수 싸움이 치열해 진다. 1 년에 몇 경기 안 치르는데 (아마도 16강 대진?) 선수들이 각자 투어를 돌기 때문에 바쁘니까 그 중간 중간에 한번씩 경기한다. 하지만
세계 각국에 대표팀이 없는데가 없잖아? 그러니 그룹을 나누어서 최상위 그룹인 월드 그룹에 못 들어가면 우승을 꿈꿀 수가 없다. 우리나라는 아시아 지역 2 그룹으로 떨어진 걸로 안다. 그러니깐 월드 그룹에 들려면 내년에 아시아 1 그룹팀 이겨야 되고, 그 다음해 월드그룹 팀을 하나 이겨야 되고, 2년 걸려 3 년째에나 가능하다는 얘기... 아무튼 올해는
준결승 : 체코 VS 세르비아 : 세르비아 승 / 아르헨티나 VS 프랑스 : 프랑스 승
결승 : 프랑스 VS 세르비아 : 2 대 3 세르비아 역사상 첫 우승.
코트 재질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래저래 홈팀이 유리하고 프랑스는 선수가 셀 수 없이 많지만 수준이 다 고만고만한데 그나마 제일 믿을만 하다는 송가가 부상으로 못 나온 게 컷던 듯. 참 홈팀은 번갈아 가면서 한다. 올해 세르비아가 프랑스랑 홈에서 했으면 다음에 두 팀이 붙을 땐 프랑스가 홈에서 하는 식. 첫 대면은 아마 시드국 우선일 듯... 이후로는 번갈아...
세르비아의 수호 여신? 응원 온 여자 테니스의 아나 이바노비치
경기에 진 것은 속상하지만... 축하해(?) 주고 있는 프랑스의 몽필스
데이비스컵 결승 경기장 풍경 (세르비아 벨그라드)
아무튼 세르비아 축하, 그리고 아래 ATP 바젤 대회 시상식의 두 분, 그나마 테니스적인 테니스를 하는 두명, 내년에도 잘 하길...
사진 출처는 내년에 표시... 에콰도르 다녀와서... 나도 지쳤다... 테니스 선수들 처럼 휴식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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