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우승 행사를 끝도 없이 하던데, 왕실 행사, 정부 행사, 시 행사 등등... 나라 전체가 진짜로 마비되었을 듯...
전용기 타고 바람같이 스페인으로 날아와 지금 몇일째 축제 중... 우리는 원래 축제의 나라잖아~ (사진출처:Terra.com)
준우승에 그친 네덜란드 선수들은 이렇게 어깨를 축 떨구고 고국에 도착했는데.... 개인적으로 저런 꽃 포장 인상적임... 네덜란드 테니스 대회 때도 저런 포장으로 꽃을 꼭 주더라고... 남자 선수들 한테도... (사진출처: AP 통신)
하룻밤 자고 나선 기분 풀고 준우승을 축하하는 파티를 거하게 즐겼다... 세계 2 등이 어디야 하면서... 그래야지... (사진출처: AP)
운하의 나라라 이렇게 배를 타고 행진, 아니 항해? 운항을 하면서... (사진 출처: EFE)
우리는 전용기 바랄 처지는 아니라서... 이렇게 짐 싸들고 비행기에 자리가 날 때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렸습니다. ( 4등한 우루과이 선수들 ) 사진출처: El Pais Uruguay
그래서 이 많은 사람들이 우리 선수들은 언제 오나 목빠지게 기다리다 또 하루를 더 기다려야 했어요... (다음날 몬테비데오 시내)
사진출처 : AFP
사진출처: Casa America, Espana
그런데 이분이 뭐 하시는 분일 거 같습니까? 우루과이 선수들 마중하러 공항에 나와 있는 것을 폭스 스포츠 기자가 붙잡고 인터뷰하던데 참 없어 보이시던 할아버지, 몇몇 할아버지들과 함께 선수들 기다리느라 서성거리시던... 낯은 좀 익은데 누구실까, 선수 가족인가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사진 출처 : AP 통신)
바로 우루과이 대통령 뻬뻬 무히카!! (사진 오른쪽, 뻬뻬는 호세의 별칭, 그러니까 Jose Mujica) 아니, 대통령이 제대로 된 경호도 없이 야밤에 공항에 나와 선 채로 선수들을 기다리고, 선 채로 스포츠 채널 기자와 인터뷰를 하니 설마 무히카인 줄 알았나... 대통령 되고 나서도 참 소박하게 산다는 소문이 있더니 진짜로...
게릴라 출신 대통령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사실 뭐 군부 독재 시절 남미야 다 게릴라가 있었고 그 사람들이 민간 정부 들어서자 총을 놓고 정당을 만들면서 정치에 뛰어 들어 요즘 남미의 실세가 되어 가고 있는데, 그래도 해방 신학자 출신인 파라과이의 루고 대통령이나, 노동 운동가 출신인 룰라 하고는 또 좀 다른 느낌을 주기는 한데... 나이도 많고... 그런데 보다시피 딱 맘 좋은 빵집 아저씨 인상... 참 사진 왼쪽은 타바레스 감독, 감독 (Director Tecnico) 이라 잘 안 부르고 보통 '마에스트로' 타바레스라 부름....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가,
버스 지붕 위에 올라가 앉은 건 왼쪽 세바스티안 "El Loco" 아브레우... 오른쪽 뭐 먹고 있는 벙거지는 누군지 잘 모르겠다...
(사진출처: El Pais Uruguay)
내가 좋아하는 몬테 비데오의 해변.... 라 플라타 강물과 섞이는 강 하구변 바닷가라 물빛은 별론데 주변 부대시설 같은 게 아주 좋다... 그렇다고 우루과이가 다 저렇게 말끔하게 잘 산다고 생각하면 안되고... 못 사는 사람을 못 살고 잘 사는 사람은 좋은 데 살고, 세상 어디나 그렇듯... (사진 출처: AFP)
디에고 포를란-페르난도 무슬레라-디에고 루가노. 지금 우루과이 날씨 엄청 추울 때... 밤엔 영하로 내려갈 껄... 그래선지 행사를 짧게 했다... 무히카 대통령 말씀하시길, "선수들도 피곤하고, 우리도 이젠 일상으로 돌아가 각자 맡은 일 해야 될 때니 공식 행사는 형식적인 거 싹 다 빼고 최대한 짧게 하도록"...
아브레우-호르헤 푸칠레-무히카 대통령. 아브레우가 깨나 길게 만담 및 선수 소개 사회를 봤는데, 70대 노령의 대통령이 계속 같이 서 계셨다... 그 추운 날씨에... (사진 출처: AFP/Gettyimages, 촬영 : Daniel Caselli).
오자마자 결혼식을 올린 장신 미드필더 알바로 페르난데스. 결혼식도 소박하게...
"우리 우루과이 사람들은 원래 허례허식 잘 안해요~." (사진 출처: El pais Uruguay)
장신 공격수 에딘손 카바니. 인터뷰할때 보면 사람 참 순해 보인다, 경기때 인상과는 영 다르게... 그런데 우루과이 선수들 인터뷰할 때 보면 다 순해 보임... 어찌 보면 좀 모자란 사람들 같아 보일 정도로... (사진출처: La Ovacion Digital)
(사진 출처: EFE)
" 형님, 월드컵 MVP 등극 축하합니다, 세계 최고의 선수이십니다", 루가노-포를란-루이스 수아레스.
양복과 코트가 꼭 교복 같아서 영화 < 죽은 시인의 사회 >의 한 장면을 보는 거 같다...
쑥쓰러운 포를란 (사진출처:AP)
저도 쑥스러워요, 수아레스. (사진출처: AP)
카리스마 포를란과 루가노
말도 없고 형님들 뒤로 딱 물러나 있는 수아레스,
득녀 예정이라 곧 젊은, 혹은 어린 아빠가 된다고... 이 동네 애들이 전반적으로 결혼을 일찍함... (사진 출처: AFP/Gettyimages )
거기 비해 형님들 루가노와 아브레우는 참 말 많더라... 근데 말 잘하기는 하더라, 아브레우 왈, "나는 후보 선수지만 세계 최고 선수상을 받은 선수(포를란)의 후보였다, 그래서 나도 최고 후보 선수상을 받은 거나 다름없다!!!" 그리고 수아레즈한테는 찬사의 랩을 읊던데 그러지 말고 애들한테도 마이크를 좀 줘라 줘, 그런데 또 이 동네 사람들이 원래 마이크 한번 잡으면 절대 안 놓는다...
그런데 그 마이크 잡이 아브레우와 루가노가 선수단 대표로 나와 발표하길
선수들이 받을 월드컵 상금 중 30 만 달러를 내놓아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운동하는 축구 및 스포츠 영재들을 위한 자선 재단을 만들기로 했다고, 일단 우리가 시작하면 다른 독지가 분들도 도와주실 거라 믿는다며... 이름하여 La Fundacion Celeste (하늘색 재단, 하늘색 = Celeste = 셀레스테는 우루과이 축구 대표팀 별칭)... 음... 아무튼 박수쳐 줄 만한 청년들인듯...
( 사진 출처: La Ovacion Digital )
- ¡¡ FELICIDADES CHARRUAS !! -
* 우루과이 귀국 행사 동영상 http://espndeportes.espn.go.com/futbol/copa-mundial/nota?id=1060165
* 선수들 합창 "단 한가지 빛깔의 하늘 Cielo de solo un color" http://www.youtube.com/watch?v=mfmgRgC_s30
=> 우루과이 대표팀의 상징곡, 일종의 팀 메인송. 가수는 락 그룹 No Te Va Gustar (NTVG). 원래는 이거 노래 정말 좋은데 합창을 해대서 좀 시끄럽네... 가사도 참 좋은데... "셀레스테, 나에게 태양을 하나 선사해 줘요~ Ay Celeste, regalame un sol~"
* "단 한가지 빛깔의 하늘" 노래 원곡 + 몬테비데오 다큐 영상 http://www.youtube.com/watch?v=ftUHyO3N2zA
변칙적인 리듬에다 중간에 탱고풍 반도네온 독주가 애잔하게 들어가는 게 이 지역 특유의 음악 스타일... 라틴 락이라 해도...
참고로 우루과이는 무르가 (Murga : 카니발 합창 음악, 위 노래 중간의 합창 같은), 칸돔베, 밀롱가의 음악 전통을 가진 나라고 타악기, 특히 북 문화가 생활화 되어 있어 대표팀에도 탐보르(통이 긴 큰 북)를 전문가 급으로 연주하는 선수들이 있다. 마테차, 탐보르, 마리오 베네데티의 시(詩), 라 꿈빠르시타와 축구... 우루과이의 대표적 문화 코드들... 아래는 작년에 돌아가신 무르가의 장인 와싱톤 카나리오 루나 (1938-2009) 할아버지가 부른 트로피칼 풍의 응원가.
* 故 Canario Luna 의 노래 "Gloriosa Celeste" + 포를란 2002 월드컵 골 영상 (1분 10초경), 레코바 골 등
http://www.youtube.com/watch?v=gQr_pMSriIs <= 소리 좀 큰 편
------------------------------------------------------------------------------------------------------------ 아래는 이번 월드컵 관련한 기타 사진들....
개막 전야 공연에 합류한 콜롬비아의 뮤지션 후아네스,
맨날 소리로만 듣다가 고화질 화면으로 보니 이리 잘 생긴 줄 몰랐다... 노래 실력이야 두말하면 잔소리고... 국경 분쟁 지역에서 평화 콘서트를 여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진 출처: Flicker.com, 올린 이: Bebestereo )
* 후아네스 (Juanes) 월드컵 전야 콘서트 공연 http://www.youtube.com/watch?v=SbWvCbH8I6c
개막전야, 폐막 공연 모두를 주도한 콜롬비아의 샤키라의 폐막 공연 모습... 콜롬비안들이 판을 치네 그냥... 내가 '샤키라는 노래도 잘하고...' 이러면서 말을 시작하니 No no no no 를 외치며 후아네스가 훨씬 노래 잘 부른다고 하던 콜롬비아 친구가 있어서, 그냥 ' 그래 샤키라는 춤을 잘 추는 거지' 했더니 그 친구가 고개를 끄덕이던데, 이 정도면 노래도 잘 부르는 거지 뭘, 뭐 물론 나도 후아네스를 더 좋아하지만 샤키라도 대단... (사진 출처: 로이터 통신, (c) Reuters)
* 샤키라가 부르는 대중용 월드컵 공식노래 Waka Waka (Esto es Africa)뮤직비디오: 메시 등 여러 선수들, 옛 장면들
http://www.youtube.com/watch?v=dzsuE5ugxf4
또다시 나타난 지미 점프 (사진 출처: Terra.com)
결승전 때 피파 월드컵을 향해 돌진한 지미 점프, 경기장 난입 전문의 바르셀로나 팬, 전에 롤랑 가로에서 페더러 한테 돌진해 모자를 씌우려고 했었지, 바르사 팬인데도 스페인 경기에 훼방을 놓네, 경기전이긴 했다만... 하여튼 괴짜... 얼마간 감옥살이 각오하고 하는 짓일 텐데...
브라질 응원 온 전 세계 1 위 전 브라질 테니스 스타 구스타보 쿠에르텐, 속상해서 돌아갔을 듯... (사진 출처: Twitter Reproducao)
옛날 사진 같은데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키르츠네르 아르헨티나 대통령에게
국가 대표 유니폼을 선물하는 마라도나 (사진 출처 La Nacion Argentina)
이번 대회 명물이었던 마라도나 감독의 볼 트래핑 및 패스 (사진 출처: Gettyimages)
경기 보러온 여배우 샤를리즈 테른, 남아공 출신인 걸로 안다 (사진 출처: AP 통신)
스페인 골키퍼 카시야스의 연인인 스페인의 방송 리포터 사라 카르보네로, 우승 후 카시야스의 기습 키스로 더더욱 유명해진...
곧 결혼할 모양... (사진 출처: AP 통신)
[짧은 잡담 1] 골든볼 (MVP), 네덜란드 리그, 유럽 이적 시장
이건 예전 사진인데 왼쪽 네덜란드의 베슬러이 스네이더르 부부와 그들의 꼬마 아들, 오른쪽 우루과이의 수아레스 부부 - 앉아서 스네이더르 아들한테 뽀뽀하는 여자가 수아레스 와이프. 정확히 말하면 스네이더르 전 부부고 (이후 이혼), 장소는 아마도 암스테르담. 두 선수 다 네덜란드 아약스 암스테르담 프로 팀의 간판 스타 출신이다. 스네이더르는 이후 레알 마드리드를 거쳐 인테르밀란으로 이적했다. 그러고 보니 네덜란드 리그의 현재 최고 골게터가(수아레스) 하필 네덜란드와의 4 강 전 때 결장했구나... 그래서 두 선수간의 신구 맞대결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사실 월드컵 MVP 는 준우승 팀이나 3 위 팀의 개인 타이틀자 정도에서 제일 잘 나오는데, 왜냐면 최근 월드컵 경향이 전체적으로 골고루 잘하는 팀이 한명의 원맨쑈에 주로 의지해 올라온 팀을 이기고 우승하는 경우가 많아 그런데 (94년 바지오의 이탈리아, 2006년 지단의 프랑스 등),
스페인 언론은 다비드 비야한테 MVP 안 줬다고 볼 맨 소리를 하던데 무슨 소리, 내가 볼 때 제일 아깝게 된 건 스네이더르 같은데... 물론 포를란에 이어 실버볼은 차지했지만 그걸로 성이 찰까... 우승도 놓친 마당에... 그런데 네덜란드도 스네이더르 혼자 끌어온 건 아니라 스네이더르가 확 띄지는 않았다... 거기에 비해 포를란은 원맨팀은 아니었더라도 눈에 확실히 띄긴 띄었고, 우루과이 팀 자체가 워낙 인상적이라 뭐라도 하나 주고 싶은 느낌이었는데다가, 내 생각엔 아마 기자단 중남미쪽 표가 포를란한테 몰렸을 듯...
그리고 네덜란드 리그 (Eredivisie) 는 남미 선수들이 스페인, 이태리, 영국 등 빅 리그로 가는 데 통과 의례와 같은 리그이다. 네덜란드 팀들 자체가 남미의 어린 유망주를 물어다 데려와 잘 키워 큰 돈 받고 빅 리그에 넘기는 선수 장사로 먹고 사는데 호마리우나 호나우두 등 남미 출신 유명 선수들이 다 아이트호벤이나 아약스 등을 거쳐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등등으로 넘어갔다. 우리나라 박지성도 마찬가지...
이번 월드컵서 가장 주목받은 영건 중 하나인 수아레스는 (87 년생) 네덜란드 리그 득점왕이자 아약스 팀의 주장이기도 하지만 이젠 빅 리그 명문팀으로 넘어가야할 때가 왔다 생각해 이적을 원하는데, 아약스에서 한화 430 억 이상의 이적료를 부르고 있어 돈 때문에 이전투구가 벌어질 조짐이 농후하다. 선수들 몸값이 예전보단 내려갔다는 게 그정도인데, 만일 뻘밭에 천재 하나 데려와 저 정도 장사한다면 어쨌든 대박 아니겠는가, 그러니 역시 사람 장사가 남는 장사...
여하튼 수아레스, 남미 예선 때만 해도 우루과이의 샛별이라는게 표정도 어둡고 우울해 보이는데 게임 땐 또 악에 받힌 듯 악착같은 게 뭐랄까, 꼭 헝그리 복서 같은 그런 인상이었는데, 이번 월드컵 땐 어찌된 셈인지 매 경기마다 별 짓을 다해가며 튀다가 여름 이적 시장 때문에 계속 관심을 받고 있다... " 경기만 시작되면 나도 모르게 반쯤 미친 상태가 된다 " 고 말할 정도로 경기 몰입도가 높은 친구가, 월드컵이라고 너무 열심히 하다보니 손도 나오고 발도 나오고 간판도 뛰어넘고 남들 보기엔 오버가 된 거 같은데......
[짧은 잡담 2 ] '신의 손' 논쟁과 월드컵 남미 지역 예선, 고산 지대 경기 제한
( 다들 '신의 손' 갖고 시끄러운데, 그 옆에 짧아서 슬펐던 '인간의 손' 에 대해선 별 말들을 않는 듯... 사진은 고향에 간 우루과이 수비수 호르헤 푸실레(포르투). 수비수 치고는 비교적 단신이라 자꾸 팡팡 튀어오르다 잘못 떨어져 목 부러질 뻔한 아찔한 순간을 넘기고, 신의 손 혹은 악마의 손이 될 뻔한 상황도 넘기고 이번 대회 베스트 11 에 당당히 올라 빅 리그 여러 구단으로부터 구애를 받고 있다.[사진 출처: Ovacion Digital] 여담인데 나는 저런 하늘이 좋다, 팜파에서나 볼 수 있는, 한가지 빛깔의 하늘과 땅...)
그런데 미안하지만 '신의 두 손' 껀은 다시봐도 또 웃음부터 나온다... 골키퍼 없는 문전에서 두명의 필드 선수가 약속이나 한듯 동시에 공을 향해 필사적으로 손을 내민 게 (수아레즈와 푸실레, 둘이 완전히 이심전심) 얼마나 절박한 심정이었으면 저리 똑같이 반응할 수 있겠는지, 얘네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월드컵 본선까지 올라왔는지 잘 아는 내 입장에선 공을 막아야만 된다는 그 절박함이 가슴에 팍 와 닿으면서도 보기에는 일단... 웃겼다... 신의 손 이전에 신의 '발'도... 공격수가 손발로 두골을 막았으니 가히 '신'의 경지... 우루과이엔 이미 수아레스 손 노래가 유행이다... no era mano de Dios, era mano de Suarez~
뭐 항간의 말들처럼 얘들이 그런 절대절명의 위기상황서 "무조건 막아야 돼!!" 하는 일념으로 공에 딱 집중해 반사적으로 반응하는 게 아니라, "축구는 발로 하는 거야->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도 손은 절대 써서는 안돼-> 그건 비매너야-> 그러니까 손을 움직이지 말자" 하는 긴 추론을 해가면서 주춤거리며 공을 바라 봤다면 그런 각오와 정신력으론 백년 가도 남미 지역 예선 통과 못했을 거다... 해발 고도 4천 미터의 볼리비아의 포토시 같은 데서 산소 마스크 써 가면서 축구 해본 다음에 그런 '도덕 축구' 얘기하자는~.
그런 고산 지대 경기의 고통을 이겨내야 통과할 수 있는 게 홈 & 어웨이 풀 리그로 이루어 지는 남미 지역 예선인데, 천신만고 사생결단 끝에 턱걸이, 8 년만에 본선에 올라와 팀의 세계 4 강 진출 여부가 자기한테 달려 있는데 날아오는 공 앞에서 "나 매너남이야" 이러면서 피해버려 골 내줬으면 그거야말로 이 바닥에선 돌 맞기 딱 좋은 짓,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이 귀국했을 때 할 만큼 해보고 진 팀은 성적에 상관없이 환영 받았고, 최선을 다하지 못한 선수 때문에 진 팀은 인정사정없이 욕 들었던 걸 보면 알 수 있듯...
그런데 그때문에 예전에 해발고도 2500 미터 이상에서는 국제경기를 못하게 하는 안이 나왔었는데, 그거 듣고는 나도 열 받았었다. 물론 고산 국가에서 어웨이 경기하다 숨을 못 쉬어 헐떡거리는 남미 남쪽 애들 보면 안쓰럽고 또 위험스럽기도 하지만, 그렇게 정해버리면 여기 멕시코시티서 한시간 거리인 톨루카부터 국제경기를 못하게 된다. 그런데 볼리비아 같은 나라는 주요 도시 대부분이 다 3천 이상 고지대인데 볼리비아 입장에선 "우리는 사람도 아니가? 높은 데 산다고 축구도 하지 말란 말이야?" 이 말 나오지 않게 생겼는지...
그 해발 2500 미터 쿼터는 얼마 뒤 철회돼 이번 지역예선 때도 해발 3천 6백 대의 볼리비아의 수도 라 파스 등에서 다 경기가 열렸고 FIFA 는 또 다시 제한을 하니 마니하고 있는데, 아무튼 남미 지역 예선 저게 전쟁이더라, 유럽 지역 예선도 어렵긴 마찬가지지만 그거는 어쨌든 조별 경기에서 결판이 나는데 남미는 그 넓은 땅 모든 팀의 홈 & 어웨이니깐 이건 자연 환경과의 전쟁~. 높은 데서 숨 못 쉬면서 경기하고, 안개 끼여서 앞이 안보이는 데 경기하고, 열대 폭우가 쏟아져 공 안굴러가고 땅 파이는데 경기하고... 하지만 그래서 월드컵이 더 드라마틱한 것일지도~
해외 언론 사이에서도 유명했던 우리의 거리 응원, 우리의 붉은 악마... 그래도 이번에 16 강도 갔고 하니 응원의 보람이 있었던 듯... (사진 출처: 로이터 통신 (c)Reuters )
사진 출처: AFP
남아공 월드컵이여 안녕~ 결승전 직전의 폐막 행사 때 경기장 풍경
아래는 축구랑 관계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모르겠지만 내가 그냥 들으려고 유튜브 음악 주소...
몬테비데오를 노래하는 대표적인 곡중 하나인 레오 마스리아 Leo Masriah 작곡의 볼펜들과 냅킨들... 선율은 아름다운데 노래가 좀 어렵다... 가사는 몬테비데오 광장의 한 카페에서 종이 냅킨에다 시를 쓰는 상황을 묘사하는데, 앞 뒤 붙여서 보면 상당히 상징이 많이 들어간 가사다... 이 노래의 밀톤 나시멘투 버젼을 좋아해 몬테비데오 가서 광장의 야외 카페에서 폼 잡고 종이 냅킨에다 시 대신 일기를 썼는데, 주변 사람들이 전부 페나롤 팀 축구 경기 본다고 소리를 질러대서 분위기 다 깼다... 대충 쓰고 나도 같이 축구 봤다... 그런데 다시 들어도 참 좋네... 몬테비데오에서 시작해 몬테비데오로 끝나는...
* 볼펜들과 냅킨들 Biromes y Servilletas http://www.youtube.com/watch?v=z4rKnYJ43s4&feature=related
아래는 요즘 즐겨 듣는 아르헨티나 가수 루시아노 페레이라가 축구 프로그램 Futbol para todos에 출연해 라이브로 노래할 때, 3곡...
* 루시아노 페레이라 Luciano Pereyra http://www.youtube.com/watch?v=Yl6pd1TRPyw
남미 남쪽 (Cono Sur)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애절하게 노래한 피아솔라의 탱고곡 '남쪽으로 돌아가리', 나의 그리움도 담아서...
* Tango: 남쪽으로 돌아가리 (Vuelvo al Sur) 연주와 춤 http://www.youtube.com/watch?v=Jf60I-W6eo8
진짜로 이제 Adios Sudafrica, 어제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서 도미니칸 다비드 오르티스가 홈런 더비 우승하고 이 상을 호세 리마에게 바친다고 감동적인 멘트를 남겼는데, 그거는 그냥 넘어가자, 너무 길다, 하지만 나도 명 투수 호세 리마를 추모하며,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해 뛰는 모든 종목의 모든 선수들에게 존경을 표하며,
4 년뒤 브라질서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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