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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 총평, 주저리

alyosa 2023. 11. 7. 02:18

 

나는 개인적으로 대도전준호 선수의 팬이었기에 전준호 코치가 고향인 마산을 연고지로한 NC 로 갔을 때부터 NC 다이노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게다가 모든 게 수도권으로만 집중되는 이 시대에 창원에 연고지를 두고 창단했다는 점에도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이후 NC는 계속 포스트시즌권 언저리에서 머물렀고 아름다운 신축 경기장까지 지었으며 2020년에 마침내 통합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때도 재미있었다. 근 삼십년 만에 내가 응원하는 팀이 우승하는 걸 처음 봤으니까.

 

그런데 최근의 추세가 정규 시즌 1위를 하지 않으면 최종 우승을 못하는 시스템이 되었지만, 사실 올해의 LG를 봐도 알 수 있듯 정규 시즌 1위팀은 상대팀이 결정될 때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실제로는, 밑에서부터 올라오는 팀, 보통 3위나 4위팀이 포스트시즌을 제일 길게 치른다. 그리고 와일드카드 혹은 준플레이오프부터 계속 주목을 받게 된다.

 

그런 면에서 올해 NC 는 우승 시즌과는 또다른 긴장과 스릴을 팬들에게 선사하며 2주가 넘도록 진행된 긴 포스트시즌의 첫 주역으로 손색이 없었다. 아마 NC 팬들은 우승 시즌과는 또 다른, 쏠쏠한 재미와 긴장감을 스릴 넘치게 즐겼을 것이다.

 

그런데, NC 돌풍이 플레이오프에서 리버스 스윕이라는 프로야구 역사상 몇 번 없었던 대참사(?)로 끝이 나고 말았다. 리버스 스윕이 역사상 두번 밖에 일어나지 않을 정도로 귀한 것은 모든 것을 쏟아붓는 총력전으로 나가는 포스트시즌에서 세번을 연달아 이기거나 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잘나가던 NC90% 의 확률을 걷어차고 10%의 확률을 거머쥐는 역사적 역전패로 끝낼 줄이야.  

 

NC의 슬픈 엔딩에는 정규 시즌 막바지부터 계속된 순위 싸움, 와일드 카드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로 이어지는 일정에 지쳐 선수들의 피로가 쌓여서 그렇다고들 한다. 그런데 글쎼? 엔씨는 준플레이오프를 30으로 이기며 중간에 나흘이나 쉬었다.

 

과거엔 포스트 시즌에 잠실 중립 경기라고 있어 지방팀의 경우 왔다 갔다 다시 서울에서 세번 등등 그야말로 살인적 일정에도 불구하고 준플레이오프에서 한국 시리즈 7차전까지 간 팀도 있었는데, 뭐 엣날 얘기하면 꼰대다, 마산 아재다 이런 소리 듣겠지만, 어쨌든 체력 저하 외에 다른 이유도 있었던 거 같다. 뭐 일단 2위 팀인 KT의 전력이 더 나았던 게 가장 큰 이유겠고

 

내가 볼 때는 선수들이 지친 것 보다는 타격 사이클이 내려오는 시점이었던 것이 분명 한 이유가 되었던 거 같고, 두번째로는 팀의 에이스가 나오겠다, 못 나오겠다 자꾸 헷갈리게 하는 와중에 감독님 및 코치진이 정신적 피로도가 쌓이며 지쳐버린 게 가장 큰 요인이 아닌가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그 클라이막스는 5차전 투수 교체 타이밍 실패였던 거 같고.  

 

NC 의 리버스 스윕 탈락 소식에 제일 먼저 생각났던 것은 창원NC파크 안에 있는 가게 사장님들이었다. 플레이오프 2승까지 했을 때 한국시리즈 때 두 경기 더 하면서 매진 관중을 대상으로 열심히 일할 꿈에 부풀어 계셨을 텐데 이를 어쩌나~ 그 점이 제일 안타까웠다.   

 

참 세상사 모를 일이다. 스포츠를 보고 있자면,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가 무엇인지 참 헷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