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질이 안좋지만 지난 겨울 멕시코에서 노래한 거 비디오, 2016년 2월 16일 멕시코시티 이베로아메리카나 대학교 안드레아 포소 갤러리에서.
1. 작은 신부 Chiquitita la Novia (Coplas de Curro dulce) - Fernando Obradors
기타 연주 및 반주 편곡: 엔리케 산 안드레스
원곡은 플랑멩코 기타풍의 피아노 반주로 되어 있는데 엔리케 산 안드레스 선생이 기타 반주로 편곡을 잘 해주었다. 그런데 뒷 부분에서 우리가 서로 약간 안맞기는 했다. 악보대 때문에 엔리케 선생 기타치는 손이 안보여서 유감.
2. 메탈리카의 Nothing else matters. 미술관이라서 드럼을 빼고 연주.
1 기타 (기타 솔로): 후안 라몬 이슬라스 / 2 기타: 미겔 아리스멘디 / 베이스: 나단 메문 (전부 이베로의 학생들)
Metallica 의 이 곡은 내 인생의 노래 중 하나라 그간 목빠지게 불러댔었는데, 정작 공연은 한번도 못했다. 일단 곡이 7분여나 되니 좀 긴 편이기도 하고, 기타 부분이 코드 위주가 아니고 멜로디를 품은 아르페지오로 된 프레이징 자체가 좀 길고 복잡한 편이라, 그런 걸 잘 치는 애들이 최소 2 명이 있어야 반주 콤비가 되고,
또 곡 전체가 기타 솔로를 향해 나아가다가 클라이막스에서 '짠~' 하고 장엄하게 일렉 기타 솔로가 들어가는 식이라, 거기서 삑사리 라도 내는 날에는 속된 말로 'X 망신'이 되어 버리기 때문에, 그 부분을 맡은 리드 기타가 부담을 좀 갖는다.
( 보통의 메탈리카 곡들은 기타 솔로가 분산되어 여러번 나오는 편인데 이 곡은 중간 정도에 간주처럼 들어가는 기타 듀엣 부분 빼고는 그야말로 곡 전체가 후반부의 기타 솔로라는 클라이맥스를 향해 점점 고조되는 식으로 전개 된다. 그리고 그 기타 솔로가 끝나는 순간에 또 모든 것이 사라지듯이 확 줄어들어 도입부의 전화벨 소리 같은 멜로디로 되돌아가 페이드 아웃된다.)
아무튼 그런저런 이유로 연습은 많이 해도 공연은 못했는데 이번엔 기타 좀 치는 애들 2 명이 짝이 맞아 학생들이랑 드디어 공연을 해보았다. 미술관에서의 공연이라 드럼 빼고 잔잔하게 해서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갑자기 나타난 애가 옆에 있던 탬버린을 줏어 흔드는 바람에... 노래방도 아니고 거기서 왜 탬버린을 자기 마음대로... 개인적으로 홧병 걸릴 판, 노래도 기타도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3. W. A. Mozart의 Laudate Dominum
기타 반주: 엔리케 산 안드레스
심하게 망해버린 라우다테 도미눔... 이걸 기타 반주로 하면 분위기가 좋을 거 같아 시도했는데 리허설 땐 괜찮았는데 공연 땐 처음부터 숨이 끊기기 시작해 끝까지 호흡이 다 망해버렸다. 멕시코가 고지대라 그런가, 유독 호흡이 잘 안잡힌다. 기타 반주 엔리케 선생이 너무 느리게 치기도 했는데 아무튼 은근히 잘 부르기 어려운 곡.
그리고 기타 반주로 바꿀 때 원곡의 키 F 를 고집했는데 그게 가능은 한데 그렇게 되니 노래의 거의 전 코드가 세하(ceja), 우리 나라에선 주로 바레 코드라 하던가, 하여튼 검지 손가락으로 줄 전체를 누르며 치는 그 형태의 코드를 계속 쳐야 되게 되기 때문에, 손이 아파서 기타리스트가 힘들어진다. 엔리케 선생은 전문가니 그냥 그대로 했는데 아마추어의 경우는 E 나 D 로 음을 내리는 게 기타를 치기에는 편하다.
공연 포스터, 멕시코에서는 유명한 화가 마누엘 펠게레스의 작품들이 전시 중인 미술관에서 해서 그의 작품 일부분이 포스터에 들어갔다. 그런데 부제가 '모짜르트에서 레드 재플린까지' 의 연주라... 시대로 보면 모짜르트에서 메탈리카까지라 해야 할 거 같은데, 하긴 아주 최근 노래도 학생들이 부르긴 했다. 그리고 "모짜르트에서 레드 제플린까지"가 더 있어 보이긴 하다.
그래서 내가 부른 세 곡 다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는 곡이라 어쨌든 즐거운 연습과 공연이었다. 개인적으로 Nothing else matters 를 노래한 게 제일 좋았는데 아,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Back to black 연주용으로 갖다 놓은 탬버린을 수딱 안 치워 놓은 게 천추의 한을 남길 줄이야... 현장에서는 공명이 좋아 탬버린 소리가 잘 안들렸는데, 녹음에는 그 소리밖에 안들린다, 적어도 내 귀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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