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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US 오픈 결산 - 조코비치, 스토서 우승

alyosa 2011. 9. 13. 12:16

올해 마지막 그랜드 슬램 대회인 US 오픈이 끝나서 하나 올리기는 해야 겠는데... 오늘 결승전 보다가 학교 갔는데 나는 멕시칸들은 멕시코 오픈이 열리는 아카풀코 빼고는 테니스 별로 관심 없는 줄 알았다. 그런데 학교에서 함성 소리가 들리기에 가보니 애들학교 식당 TV 로  테니스 보고 있네, 조코비치 점수 올리자 좋아하던데 조코비치 팬이 많네? 앞에 죽치고 앉아 열 올리며 보는 애들 다 조코비치 응원하고 있던데 뭔 일인지, 아무튼

 

1. ATP 남자 단식 결승 조코비치 3 대 1 나달, 조코비치 우승

 

 9.11. 추모를 위해 뉴욕 소방 협회 모자를 쓰고 시상식에 나온 조코비치.  

 

결과는 예상대로 작금의 랭킹 1 위 노박 조코비치의 승리였지만 엄청난 랠리가 계속된 접전이었다. 조코비치가 예선서 팁사레비치, 페더러 등등과 계속 명승부를 펼치면서 올라왔기에 체력과 잔 부상이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고... 그런데 2 세트 초반 나달 서브 40 대 40 듀스 상황에서 내가 밥을 다 먹고 차 마시고 외출 준비 다 하고 나서야 그 듀스 상황이 끝나 결국 조코비치가 브레이크를 했는데 이렇게 듀스 랠리가 길어질 경우 서브를 넣는 쪽이 힘을 훨씬 많이 써야 되기 때문에 체력적 타격이 훨씬 더 크다. 사실 이번에 나달은 좋은 대진운에 따른 체력적 잇점으로 밀어 붙여야 했는데 자기 서브 때 계속된 듀스로 힘을 빼 기회를 잃은 셈인데, 

 

예전에 코리아가, 그렇잖아도 어깨가 안좋고 체력도 안좋은 기예르모 코리아가 자기 서브에서 그러다 힘 다빠져서 망한 적이 있는데, 오늘 나달 보니 투혼은 정말 대단했지만 전체적으로 샷이 다 짧은 게 눈에 확 보였다. 여기 ESPN Deportes 세명의 해설자가 전부 나달 샷이 너무 짧다고 계속 얘기하던데, 올시즌 조코비치에게 6 전 전패, 그것도 전부 결승전, 나달도 이제, 자기한테 지고 눈물을 참지 못하던 페더러 심정을 절절이 이해하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데 이번 대회 최고 명승부는 역시 조코비치 VS 페데러의 준결승이었는데....

 

2. 준결승 조코비치 3 대 2 페더러, 조코비치 역전승

 

 

나는 페데러와 조코비치를 다 좋아해 둘이 붙으면 누굴 응원해야 될지 모르겠는데 뭔 일인지 조 추첨에서 악착같이 같은 쪽에 붙어 꼭 준결승서 만난다. 이번에 정말 페데러가 '유어 메저스티' 어쩌고 할 만큼 멋진 1, 2 세트 경기를 보여주었는데, 3 세트부터 확 체력이 딸리기 시작... 그래도 5 세트에서 2 연속 매치 포인트를 잡았는데 그걸 놓치고...

 

페더러도 이번에 충격 많이 받은 거 같고 다들 쑤근대는 게 이제 은퇴할 때 다 된 거 아닌가 어쩌고 하는데, 그래도 지금 막을 자가 없다는 조코비치 상대로 그 정도로 멋진 경기 할 수 있는 유일한 실력자가 페데러인데 은퇴는 무슨! 페더러의 장점 중 하나가 경기를 빨리빨리 진행하는 건데 요즘 조코비치도 공을 별로 많이 안튀기니 둘이 붙으니 5 세트 혈전도 4 시간 안에 끝나고, 정말 시원시원 테니스의 진수를 보여주던데 그런 경기 더 보고 싶다. 페더러는 내년 올림픽, 그리고 데이비스 컵 우승의 순간까지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

 

  페데러 와이프 미르카와 쌍둥이 두 딸

 

 

그리고 예선에서 나름 명승부였던 것은 2009 년 US 오픈 우승자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랑 여기 해설자 말에 의하면 투어에서 가장 이기기 까다롭고(?!) 지능적인 선수 중 한명이라는 질 시몽의 경기였는데...

 

3. 16 강 질 시몽 3 대 1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 시몽 승

 

시몽과 델 포트로

 

작년에 부상으로 이 대회 못나와 우승후 2 년만에 돌아온 챔피언 델 포트로인지라 미국 관중들이 응원을 많이 해줬는데도 이날 따라 서브도 별로 잘 안들어가, 리턴과 콘트롤 좋은 질 시몽이 이쪽 끝으로 줬다가 저쪽 끝으로 줬다가 끈질기게 괴롭히니 못 버티고 백기를 들었는데 델 포트로, 지고 나서도 웃으면서 상대를 축하해주는 이 사진 봐도 알 수 있듯 사람은 괜찮다.

 

그런데 챌린징을 너무 시간 끌다가 신청하는 습관이 있어 보기에 좀 짜증날 때가 있는데 거인 답게 사람이 싱겁다 보니 본의 아니게 그러는 것도 같다. 지금 마지막 남은 아르헨티나의 희망이나 마찬가지인데 키가 너무 커서 몸이 못 버티고... 다시 그랜드 슬램 우승 하는 건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시몬과 아들 티모시, US 오픈 이전 대회때

 

그리고 질 시몽은 부상으로 랭킹이 어디까지 떨어졌다가 지금 거의 톱 텐 권으로 돌아오고 있는데 결혼하고 애아빠 된 뒤 가장 투혼이 발휘되고 있는 듯...

 

그리고 WTA 여자부는 호주의 사만다 스토서의 우승으로 끝이 났는데,

 

4. US 오픈 여자부 단식 결승 스토서 2 대 0 세레나 윌리암스 스토서 승

 

 

스토서야 꾸준한 선수고 첫 우승이라 축하할만 한데 솔직히 대진 운이 너무 엄청난 덕을 많이 받아서 좀...

 

강자들이 전부 워즈니아키/세레나 쪽에 몰린데다 그나마 스토서 쪽 강자들이었던 샤라포바 등등을 이탈리아의 정말 질긴 그녀 페네타가 다 잡았는데 정작 페네타는 체력 소모로 경기장에서 헛구역질을 하고 팔자 걸음을 걷고 하더니 약간은 의외로 케르베르한테 8 강서 잡히고... 그 케르베르 준결승서 잡고 결승 왔더니 이제 나이가 들어 체력이 옛날 같지 않은 세레나의 자멸... 

 

세레나는 결승 경기 도중 공이 땅이 닿기 전에 '캄온' 이라고 외쳐 결정적인 점수가 상대방에게 넘어갔는데 그때는 심판 판정이 별로 이상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나중에 룰을 보니 선수가 외친 구호가 경기에 영향을 끼쳤을 경우 점수를 상대방에게 준다는데 그럼 좀 애매한 거 아닌지? 상대 스토서는 방해 받았다는 의사 표시를 전혀 안했는데... 일부 여자 선수들, 예를 들어 샤라포바 같은 경우는 공을 치는 타구음 소리가 나는 순간에 비행기 이착률 소리에 버금간다는 괴성을 '아아아악' 하고 지르는데, 그 '방해'의 기준이 좀 모호...  

  

아무튼 세레나 윌리엄스는 홈인 US 오픈에서 이상하게 심판과의 악연이 연속인데 청치마 입고 나왔던 시절엔 아예 확실한 심판 오심으로 승리를 뺏기고, 작년인가 재작년인가는 슬로우 비디오 암만 봐도 판단이 안서는 풋 폴트 선언에다 심판에게 욕했다는 페널티로 2 점을 잃고 졌는데 좀 이상한 일이 계속 되는 듯.... 혹자들은 윌리엄스 자매를 비아냥 거리지만 난 정말 대단한 자매인 건 인정해야 된다 본다. 그 아버지도 그렇고... 맨손으로 바닥에서부터 최고의 테니스 자매까지 오직 실력으로 올라온 사람들... 피부색에 대한 편견까지 부수어 내면서... 

 

아무튼 여자부는 결론적으로 세레나한테 준결승서 발목잡힌 현 랭킹 1 위 캐롤라인 워즈니아키가 제일 억울하게 된 듯...

그러니  대진운 좋을 때 좀 우승하지...

 

하여튼 더 정리가 안되는데 결론은 조코비치 축하, 페더러 힘내라, 머레이는 언제 우승할래? 워즈니아키 쫌! 인 듯...  

 

아래는 윔블던 때 사진들인데 올해인지는 잘 모르겠다...

 

왼쪽부터 페데러, 세레나 윌리암스, 조코비치, 엘리자베스 여왕

 

나달과 조코비치

 

 

공식 연인 사이가 된 워즈니아키와 북아일랜드 골프 스타 맥킬로이 (사진 출처: AP)

 

 

돌고 도는 인생사.... 작년 시상식 때와 위치가 바뀐 두 사람

(사진 출처: Marc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