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2014 브라질 월드컵 남아메리카 예선전이 한창인데 전체 총평을 한번 써보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서 오늘 본 것만...
2014 브라질 월드컵 남미 예선 2 차전
1.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VS 아르헨티나 (장소: 베네수엘라 푸에르토 라 크루스), 1 대 0 베네수엘라 승
빌바오의 아모레비에타 (사진 오른쪽), 아르헨티나를 침몰시키고 베네수엘라 축구 역사에 이름을 남기다
오늘 여기 현지 시간 10월 11일 밤에 열린 남미 예선 아르헨티나 VS 베네수엘라 경기에서 내심 예상했던바 대로 홈팀 베네수엘라가 1 대 0 으로 승리, 베네수엘라 역사상 처음으로 아르헨티나를 이겼다. 예상이 들어맞으니 뭔 배팅 맞추기라도 한 듯 짜릿한 데 사실 이제 베네수엘라가 한번 이길 때도 됐다 싶었다.
그런데 베네수엘라가 초장부터 슛을 퍼부었는데도 참 안 들어가더니 스페인 바스크인 부모에 베네수엘라에서 태어난 페르난도 아모레비에타가 결국 결승골을 넣어 국가 대표팀 데뷰 2 경기? 3 경기? 만에 '국민 영웅' 이 되었다. 스페인-베네수엘라 이중 국적인 이 아모르비에타를 베네수엘라 대표팀으로 끌어오려고 세자르 파리아스 감독이 엄청 설득하고 애썼다던데 노력한 보람이 있었던 듯...
베네수엘라는 아르헨티나 전에 총력을 다하기 위해 대표팀을 거의 두 팀으로 나눠서 꾸려 바로 직전에 있었던 에콰도르 원정 때는 2진에 가까운 선수들을 내보내고 이번 아르헨티나 전에 완전히 총력을 펼쳐 결국 역사상 첫승을 거뒀는데 어찌 보면 아무리 홈경기지만 어떻게 '감히' 아르헨티나 한테 이기겠다고 에콰도르 전을 포기하나 싶을 수도 있는데 에콰도르 원정이 2 천 9 백 고지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제대로 수를 둔 셈...
세사르 파리아스 감독과 아모르비에타. 예전에 빌바오까지 쫓아가 설득하던 그 무렵의 사진인 듯
어쨌든 파리아스 감독의 결단력 하나는 인정해 줘야 될 듯... 아르헨티나 전에 승부를 딱 걸다니... 아르헨티나를 이겨 보는 것이 어릴 때부터의 꿈이었다고... 결국 또 한가지 역사를 썼지만 그래도 앞으로 갈 길이 멀다. 남미 예선 어찌 될런고~
하여튼 축하... 암만 봐도 푸에르토 라 크루스가 터가 좋은 듯... 거기 사람들 지금 신났을 듯... 아니 나라 전체가 신났을 듯...
에콰도르 전을 포기하다시피 하고 정예 멤버를 아르헨티나 전에만 다 투입하는 둥 목숨 걸고 달려든 베네수엘라를 이기기엔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정신력 자체가 좀 밀렸다. 실은 경기력도... 중계에서 '아랑고','론돈 론돈 론돈~' 이런 소리밖에 안들리던데...
그런데 아르헨티나 팀 컬러 자체가 원래 저렇게 엄청난 상대 응원을 들어야 되는 부담스런 원정에서 정신적 평정을 잘 유지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내가 볼 때 아르헨티나는 카리스마 엄청난 리더 선수가 나오거나, 팀 심리 상담사를 세계적 대가를 모셔오던가 해야지, 경기 잘 안 풀리면 불안 초조해 하다가 스스로 팀웍이 와해 되는 그런 팀 분위기는 하루 아침에 고쳐질 문제가 아닌 듯...
( 그리고 갑자기 생각났는데 푸에르토 라 크루스 엄청 습하고 덥다. 적응 기간 없이 바로 뛰려면 꽤 힘들 듯... 그래서 일부러 거기서 하는 거 같은데 아무튼 라 파스 같은 엄청난 고지가 아니라 하더라도, 역시 원정은 기후 등등 쉽지 않은 게 사실 )
"메시는 신이다, 하지만 비노 띤또 (베네수엘라 대표팀 별명) 의 홈에 우리는 무신론자다", 아주 재치있는 베네수엘라 응원단 문구
2. 남미 예선 2 차전 파라과이 VS 우루과이 (장소: 파라과이 아순시온) 1 대 1 무승부
사진 출처: 게티 이미지
파라과이 전서도 골을 합작해낸 영혼의 짝(?) 우루과이 콤비. 포를란은 오늘 골로 우루과이 대표팀 역대 최고 골잡이로 등극
그나저나 실력으로는 예선 통과가 무난해 보이는 우루과이는 홈 경기서 볼리비아를 4 대 2 로 이긴 뒤 파라과이 원정에서 거의 다 이긴 경기를 종료 몇 초전에 골을 허용해 비겼다. 아순시온에서의 사상 첫승을 거둘 수 있었는데 대신에 사상 첫 승점으로 만족해야 했다고... 제 때 골 많이 못 넣고 1골 겨우 넣어 놓고 여유 부리다 막판에 무너지던 습관 다시 나온 듯.... 한국과의 월드컵 16 강전 때는 왜 그 버릇이 안나왔는지...
그래도 지금 아마 남미 예선 리더일 듯... 1 승 1 무이니... 브라질도 안 나오니 아무튼 팀 실력은 지금으로선 남미 최고인 듯... 파라과이는 요즘 영 상태가 안좋다. 홈에서 겨우 비기고 원정서 패...
수아레스의 환상 어시스트에 포를란이 발만 갖다 대서 선취골을 냈는데 내가 볼 땐 호마리우-베베토 이후로 최고의 호흡을 보여주는 남미 포워드 콤비가 포를란과 수아레스인 거 같다. 호마리우/베베토는 서로 많이 싸우면서 호흡은 척척이었는데 포를란과 수아레즈는 사이도 좋아 보인다. 결국 포를란의 역대 최다골 기록까지 도와 줬는데... 오프사이드 위치인가 했는데 아닌 듯...
그리고 지금 멕시코에 브라질 대표팀이 와서 친선 A 매치 하고 있는데 멕시코가 앞서다 도망갈 수 있는 페널티킥 날리고 브라질 호나우징유와 마르셀로가 연속으로 골을 넣어 지금 1 대 2 로 역전, 그대로 끝날 듯... 이 경기 보러 사람들이 다 일찍 집에 가는 바람에 길 막히고 버스 사람 터져 나가고 고생이 말이 아니었다. 네이마르도 오고 루카스도 오고 알짜배기 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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