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 월말, 7 월 26 일에 멕시코 제 2 의 도시 셈인 할리스꼬 주의 주도 과달라하라에 다녀왔다, 이제사...
과달라하라시 서쪽의 Chapalita 지구에 묵는 통에 해지는 하늘을 자주 봤는데, 이런 색채의 하늘을 보면 인상파 이전의 영국 화가 존 터너의 그림 생각이 난다. 색감을 이와 똑같이 묘사하면서 또 세부적인 이야기를 풍경 속에 숨겨 놓곤 하던데 역시 화가들이란...
먼저 센트로, 역사 지구 풍경을 보자면...
이게 대 성당... 고딕 양식이라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아주 오랜 세기 동안 지어졌다고... 스페인 정복 때 부터 19세기까지...
이건 대성당 내부 제대쪽... 스페인 화가 무리요의 그림이 있다고 해서 열심히 찾아 봤는데 성구 보관실에 있다고...
그리고 이게 과달라하라의 상징같은 정자(?) 인데 사실 뭐 멕시코 시골 같은 데 가도 이거랑 비슷한 게 많다. 그래서 왜 과달라하라 하면 이걸 꼭 보여줄까 별 특별한 것도 없는데 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보니.... 이 과달라하라 꺼는 얼핏 봐도 딱 품격이 달라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자세히 보니까 기둥에 음악의 여신들이 악기를 들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해 놓았다. 왼쪽의 여신은 탬버린을 들고 있고, 오른쪽 여신은 리라를 들고 있고... 그러니까 과달라하라 하면 이걸 꼭 보여주는 게 다 이유가 있구나 싶었다. 참 아름답게 만들었다는 생각...
손 Son 을 연주하는 센트로의 악사들
이거는 과달라하라 대학 메인 건물인데 에콰도르 과야낄 시 청사랑 거의 똑같이 생겼다...
그리고 과달라하라는 오는 10 월엔 판-아메리카 대회 (우리나라의 아시안 게임 같은 아메리카 대륙 종합 대회) 가 열려 준비중인데, 그래서 그런지 과달라하라 대학 메인 건물 옆에 저렇게 벽화를 그려 놓았다. 너무 넓어 한 컷에 안 잡히는데 그 가운데에 싱크로나이즈드 다이빙을 그려 놓은 게 인상적... 역시 멕시코는 다이빙을 좋아해... 아카풀코 절벽 다이빙등 다이빙의 전통도 있고 그래서 중국 다음, 3 위 정도는 노릴 수 있는 실력이다. 실제 여자 선수 파올라 에스피노사는 월드컵서 중국 선수를 제치고 우승한 적도 있었고... 얼마전 세계 선수권 땐 3 위 동메달을 땄었고....
이거는 내가 볼 땐 대성당 보다 더 웅장한 느낌의 Templo Expiatorio... 과달라하라 대학 옆에 있는데 어쨌든 성당들이 다 스페인 복사판 비슷해서 좀... 하기사 카톨릭 자체가 스페인서 들어왔으니... 이 성당 건물은 네오 고딕 양식인 거 같은데... 그러고 보니 전체적으로 과달라하라엔 고딕 양식이 많은 듯... 아무튼 이 성당은 좀 특별한 의미가 있어서 아래와 같은 동상도 있는데...
돌아가신 전 교황 요한 바오로 2 세가 멕시코에 방문해서 멕시코 대주교에게 축복 내리는 장면이 동상으로 재현되어 있다. 거리의 아이들이 막 올라 앉아 있다...
그리고 이건 성당 앞 광장에 있는 분수인데 재미있는 게 분수 꼭대기에 뾰족뾰족 한 건 떼낄라 술 재료인 용설란이다. 용설란을 딱 저모양으로 잘라서 떼낄라 술을 만드는데 그걸 딱 똑같이 만들어 분수에다 얹어 놨네... 과달라하라가 있는 할리스꼬 주는 떼낄라 제조로도 유명하다. 테킬라 마을이 할리스코 주...
비오는 과달라하라.
그런데 가기 전에 겨울 점퍼를 갖고 가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을 하다가 설마 얼어 죽기야 하겠냐 하며 가디건이랑 뜨게 숄만 가방에 집어 넣었는데, 초저가 항공 비바아에로부스를 불안하게 타고 가다가 번뜩 생각이 나는 게 "아니, 과달라하라는 고지대가 아니잖아? 그럼 밤에도 안 춥겠네?" 싶은 것이다. 그런데 찾아 보니 과달라하라도 해발 천오백 정도로 나름 고지대는 고지대더라고. 그래도 이천이백대인 멕시코시티에 비할까나... 그래서 과달라하라는 낮에는 여름 다운 수준으로 덥고, 오후에 이 사진처럼 비가 팍 쏟아지고 난 뒤에도 멕시코시티 만큼 추워지지는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이 밤엔 가디건 정도만 걸치고 다니고...
그리고 이번에 Vivaaerobus 라고 초저가 항공을 타고 갔는데 (AeroMexico 의 절반값 수준), 국내선인데도 2 시간전에 공항에 도착해야 되고, 사람 많으면 못 탈 수도 있고, 기내에 음식은 당연히 안주고... 대신 완행 기차 안처럼 음식 판매대를 밀고 다니면서 팔던데 그래도 갈 때는 제때 타고 갔다. 비행기가 좀 낡기는 했지만... 그런데 올 때 드디어 제때 출발을 안하고 몇시간이나 연발, 고생 좀 했는데 바쁜 사람 입장에선 이런 초저가 항공은 좀 위험한 듯...
4 시간인가 연발했는데 그러니까 공항에서 도시락을 나눠주긴 하더라, 원래 항공법상 연발을 해서 끼니때를 넘기면 밥을 제공해야 되는 모양이던데 그 도시락도 싸구려일텐데도 배가 고파서 그런지 맛있대... 좁아 터진 국내선 공항 땅 바닥에 앉아서 난민처럼 도시락 퍼먹고, 그땐 너무 짜증났는데 지금은 그것도 추억이다. 참 과달라하라에서 멕시코시티까지는 비행시간이 1 시간 10 분여 정도... 그런데 출발을 4 시간여 기다렸으니 내 참...
이거는 과달라하라 엑스포 했던 위치 근처의 Plaza del Sol. 과달라하라는 땅이 넉넉한지 이런 쇼핑몰도 저층 건물로 아주 넓게 되어 있다. 멕시코시티는...? 일부만 그렇지 중심가 쪽은 건물 실내에 층층이 가게들이 있는 편인데... 아무튼 과달라하라 사람들은 전체적으로 덩치가 더 크고 좋고, 좀 더 뚱뚱한 것도 같고... 그런데 사람들이 촐랑거리는 칠랑고 (멕시코시티 및 수도권 사람들) 들과는 다르게 점잖다는 건 금새 알 수 있었다. 뒷쪽 벽에 적힌 Fabrica Francia 는 들어가 보니 리버풀이더라고... 축구팀 말고 멕시코 백화점 체인 리버풀인데 과달라하라에서는 저 상호를 쓰네...
과달라하라 엑스포 근처의 Chapalita 지구 풍경
과달라하라 대표 요리 Torta ahogado
그런데 먹는 거 때문에 약간의 문제가 있긴 했는데 생각해 보면 라틴 아메리카에서 제일 많이 먹는 식재료는 쌀이다. 여행 다니다 보면 어디에서든 밥 볶아 준 걸 먹은 거 같은데... 물론 한국 쌀 하고는 다르지만, 그거 하고, 카리브해 쪽에선 뜨거운 스프들, 내 입장에선 국 같은... 하여튼 그런 걸 주로 사 먹었는데 멕시코도 쌀을 많이 먹지만, 그래도 주 재료는 옥수수 또르띠야, 주 음식은 일단 따코, 그리고 여러가지 별식이 있는데 여기 과달라하라는 이 사진의 Torta Ahogado 의 본고장이라 볶은 밥 먹을 수 있는 Comida corrida 는 식사 시간 외엔 주로 문을 닫아 놓고 대신 이 또르따 집이 길에 쫙 깔려 있는 것이다.
또르따 Torta 는 햄버거 빵 보다는 조금 더 크고 딱딱한 빵 사이에 각종 고기 볶은 거나 여러가지 끼워 넣어 먹는 건데 여기 과달라하라 거는 빵 전체를 조미하고 찌는 식이다. 아무튼 나는 갈수록 빵 사이에 뭐 끼워 넣는 건 먹기 싫어져서, 타코 좀 먹고 또 샐러드 집만 열심히 들락거리다 왔다. 그런데 샐러드도 맛있게 해준다. Flash Salad 였나, 샐러드 재료를 고르면 자기들이 잘 비벼서 주는 그런 샐러드 집이 있었는데 괜찮았다. 그리고 참 Torta 는 멕시코에서는 저런 걸 Torta 라 하지만 남미 쪽에서는 케잌류를 일컫는다.
과달라하라 최고급 호텔 셈인 Riu Plaza Guadalajara 호텔, 너무 높아서 한 컷에 안 들어간다...
이게 미네르바 상인데, 여기서 9 월에 대규모 음악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과달라하라 출신 유명 가수 알레한드로 페르난데스가 주관해서 꽤 유명한 가수들을 초청해 입장료 없이 공연하고 그 공연 때 파는 먹거리, 스폰서 수입 등등을 모아 좋은 데 쓰거나 기부한다고... 공사중이라 사진을 더 가까이서 못 찍었다...
10월의 판아메리카 대회를 축하하는 홍보 그림, 피에스타 아메리카 호텔 벽을 장식한...
그리고 피에스타 아메리카 호텔 뒷쪽엔 이런 큰 동상이 세워진 공원이 하나 있는데....
레바논 공원이다. 멕시코로 이민온 수많은 레바논계 이민자들을 기린다는 내용이 씌여져 있는데 멕시코는 진짜 레바논 이민자들이 많고, 이후 멕시칸들과 혼혈도 많이 되었고, 또 멕시코 멕시코 금융 상업 등 경제 주요 부문에 큰 힘을 가지고 있다. 과달라하라에도 Chapalita 지구에 레바논 식당들이 줄줄이 있고 그 다음에 이 공원이 딱 나온던데 "아랍빵 따꼬" 라면서 아랍빵에 고기 같은 거 싸주는 것도 간이로도 많이 팔던데, 사실 비슷하지... 아랍인들이 많은 베네수엘라서 멕시코 식당인 줄 알고 들어가면 그게 다 아랍 음식 식당으로 아랍빵에다 고기 싸주는 거였으니... 아무튼 멕시코 내 레바논계들의 역할에 대해서도 좀 알아볼 필요가 있을 듯... 흥미로운 테마가 될 듯...
Adios Gaudalajara~ y Gracias.
그래서 실은 과달라하라에서 너무 좋았다, 단 물가가 좀 비싸기는 했는데... 버스비가 6 페소, 멕시코시티 두배.. 그래도 날씨 따뜻하고, 사람들도 여유롭고 친절하고, 밤에 물속처럼 조용했고... 주말에는 어디선가 또 밤에 파티하는 소리가 좀 들리긴 했는데 많이 시끄럽진 않았고... 이렇게 아름다운 하늘을 속시원하게 바라보다 음울한 나의 집으로 돌아오고 싶었겠는지... 어쨌든 벌써 그립다.
그런데 참 과달라하라는 한인 교포분들도 많이 살고 있고, 유학생들도 많다고 하던데 한명도 마주친 적이 없네, 내가 돌아다니는 루트가 좀 이상한지... 그런데 참 위에 말했던 또르따 집 한군데에 들어갔더니 "한국식 또르따" 란 게 있었다. 보니깐 주로 야채를 많이 넣어주는 또르따를 "한국식" 이라 이름 붙여 놨던데 아무튼 나는 잘 모르겠지만 한인분들이 많이 진출해 계신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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