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는 에코 관광이 유명한데 내가 투어 쫓아다닐 입장이 아니라 딱 한군데만 가보기로 했다. 그래서 찍은 게 코스타리카에선 제일 높다는 이라수 화산이었다. 3 천 4백 높이 정도니까 그리 높은 건 아닌데, 센트로에서, AV 2, 호텔 그란 코스타리카 있는 문화 광장 건너편에 왕복 버스편이 있다. 아침 8 시 한대 뿐이긴 한데.
주변 도시 카르타고 거쳐서 가니까 편도 한 시간 반정도? 사실상은 거의 두 시간, 왜냐면 화산 꼭대기 바로 아래까지 여러 마을이 조성되어 있는데 버스가 그 마을 사람들 다 태워주고 다 내려주고 하다니 보니 시간이 많이 걸린다. 대부분 고랭지 농사를 짓기는 하는데 그렇게 열악하고 환경적인 (?) 환경에서 사는 게 아니라 그럭저럭 갖출 건 다 갖춘 마을들이 산 꼭대기 직전까지 조성되어 있는 게 인상적이었다. 국립 공원 입장료는 외국인의 경우 10 달러. 그런데 타고 내리는 산마을 사람들 복장이 마구 껴 입고 있는 게 심상치 않다 싶더니...
화산 꼭대기에 도착해 보니 상황이 이런 것이다! 저 아래 도심은 하늘이 파랗게 맑은데도... 속으로 미쳤다, 속았다를 몇번이나 반복했는지... 멕시코에 천지로 널린 게 화산인데 뭐하러 비구름 낄 확률 오십 퍼센트 이상인 화산을 찾아와, 그래도 너무 아까워서 뭐라도 찍어 보려고 막 돌아다니다 옷도 다 젖고 덜덜 떨면서 하나밖에 없는 카페테리아에서 초콜렛차 마시며 옷 말리며 이를 갈고 있었는데,
이렇게 아무 것도 안 보이던 데가...
한 한시간여 뒤에 비구름이 밀려 나가니 이렇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보니 저 간판이 다른데, 다른 곳이었네, 비구름 속에선 어디가 어딘지도 구분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카페테리아 안의 사람들이 '와~' 환성을 지르며 급히 튀어 나갔는데, 왜냐면 또 언제 이렇게 구름이 몰려올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맑아 졌을 때 빨리 보고 빨리 찍어야...
그런데 이렇게 울타리가 쳐져 있고 그 밖에서 물 고인 화산구들을 내려다 보는 건데 사실 헬기 타고 공중에 뜨지 않고서야 전체 모양과 배치지는 알 수가 없다. 게다가 멀어서 잘 안보이고...
화산 꼭대기의 모래? 혹은 흙? 은 이렇게 검다. 모래에 가까워 보이던데...
구름이 몰려왔다 말았다..
이렇게 물이 말라 바닥을 드러낸 분화구도 있고...
그런데 다들 이렇게 울타리에 매달려서 주로 화산구 쪽만 보고 아우성을 쳤는데, 그 반대쪽,
그 반대쪽엔 이렇게 넓은 평원(?) 이랑 나무가 무성한 산림이 조성되어 있어 그게 더 장관이었다. 보기보다 훨씬 멀고 넓어서 저 나무들을 바라보고 걸어가면 저 산이 내게 다가오는 거 같은 착시 현상이 든다.
산 쪽에서 난간있는 화산구쪽으로 바라보면 이렇게 넓다, 사실은 더 넓지, 카메라 각의 한계가 있으니...
자연 재생 지역 이라고 해 놓았는데... 그런데 산 꼭대기에 어떻게 이렇게 넓고 평평한 땅이 조성될 수 있는지, 진짜 헬기 타지 않고서는 전체 구도를 파악하기가 힘든 듯...
비구름에 뒤덮였을 때는 바람에 귀가 아파서 다들 귀를 막고 서 있을 정도여서 정말 얼어 죽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맑고 선명한 모습도 보고 왔으니 나름 해피엔딩이었던 관광이었던 거 같다. 개인적으로는 산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엿보았던 게 더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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