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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다이빙의 제왕들 혹은 어린 유망주들

alyosa 2011. 5. 23. 10:49

그동안 축구 보면서 느낀 점들 주저리...  굳이 모델들의 공통점을 모으자면 [다이빙의 마술사들] 이란 공통점이 있는 듯...

 

1. Neymar da Silva Santos Júnior (Brasil)

 

 

왼쪽: 현 브라질 축구계 최고 기대주 네이마르, 가운데: 작년 당시 대통령이었던 룰라, 오른쪽: 역시 유망주 간수 [사진출처:O Globo]

 

왼쪽 모히칸 머리가 제 2의 호나우두, 혹은 제 2 의 펠레까지 기대한다는 브라질의 신성 공격수 네이마르 (산투스 소속) 인데 지금 19살, 92 년생. 작년에 영국의 첼시 에서 스카웃해 가려고 했는데 사진 속의 룰라 대통령까지 "첼시에 가면 안된다!"고 하는 둥 반대 여론이 거쎄 결국 안 가기로 한 뒤 저렇게 대통령 궁에 가서 자축 (?) 의 사진도 찍었는데... 그런데 곧 유럽 팀으로 가긴 갈 텐데 올해도 첼시가 제일 적극적이라고... 나는 간간히 봐 왔는데 잘하긴 잘하는데 아직 어려서 좀 날씬하다는 느낌, 그리고 저 모히칸 머리 지겨우니 이젠 좀 내리지 싶은 생각...  

 

 

  보다시피 아직 애 같은데, 강해 보이려 갈기 머리하나...그냥 유행따른 모양

 

그런데 얼마전 이 네이마르가 속한 산투스 팀이랑 멕시코시티 아메리카 팀이 라틴 아메리카 대륙 프로컵-코파 리베르타도레스 16 강에서 붙었는데 네이마르가 5 분 간격으로 쓰러지는 거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도 이게 엄살인지, 진짜 부딪쳐 쓰러진 건지 구분이 안 간다. 멕시코 수비수는 열 받아서 넘어져 있는 애를 억지로 일으켜 세우고 난리가 났는데 그런다고 해결이 되나, 경고나 받지, 좀 단순한 면이 있는 멕시코 애들은 남미 애들과의 신경전에 늘 약한데...

 

어쨌든 전성기 때 히바우도를 연상케 하는 그 모습을 보니 네이마르 정말 재능은 타고 났다 싶더군, 다이빙 재능이... 그게 타고 났다는 건... 전반적으로 축구 센스가 넘쳐 난다는 뜻... 그러니깐 속칭 다이빙 이라는 게 체격이 작고 호리호리한  남미 공격수들에겐 어쩔 수 없이 꼭 필요한 건데, 

 

 

 

멕시코시티 홈의 CF 아메리카 선수들과 네이마르 : 리베르타도레스 컵 16 강전 (사진 출처 FIFA.es),

비행기 10 시간여 타고 2200 m 고지로 날아온 브라질 산토스를 상대로 단 한골을 못 넣어 아메리카는 결국 탈락했다.

 

일부는 살짝만 밀어도 큰 액션을 취하며 넘어지거나 몸을 날리는 다이빙을 속임수라며 나쁘게만 보기도 하는데 사실 축구란 정해진 규칙 안에서 하는 전쟁에 다름 아니니 그 속에서 효과적인 다이빙은 어느 정도는 필수, 안 그러면 몸싸움에 밀려 다칠 수도 있고, 체격 작은 선수들의 생존 수단 과도 같다. 그런데 그게 "효과"적이어야 하기 때문에 하는 선수도 있고 안하는 선수도 있고...

 

 (사진 출처: 게티 이미지)

 

사진 속 헤딩하는 선수가 영국 축구계의 앤드루 왕자...까지는 아니지만 유망주 중 한명인 22살의 앤드루(앤디) 캐롤인데, 체격이 그냥 슈퍼맨 같다, 키가 190cm를 훌쩍 넘고 몸도 육중해 잘못 넘어지면 자기 몸무게에 눌려 다칠 판이라 다이빙을 해서도 안되고 할 필요도 없다, 몸싸움으로 수비수를 튕겨 내는 게 더 낫지. 그래서 체격 좋은 유럽 선수들은 전반적으로 헐리우드 액션이나 다이빙을 잘 하지 않는다. "신사" 적이어서가 아니라 그럴 필요가 없고, 심판도 저 덩치에 설마 수비수한테 밀려 넘어지겠냐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2. Luis Suarez (Uruguay)

(사진 출처: 게티 이미지)

그런데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 (사진 중간) 같은 경우는 남미 공격수라도 키가 181 cm 로 작지 않고 몸도 적당히 탄탄해 나름 요령이 필요한 타입이다, 심판 성향이 호각을 잘 부는 편이면 좀 부딪쳤을 때 액션을 크게 취하며 넘어지는 편이 낫고, 심판이 호각을 잘 안부는 편일 땐 몸싸움으로 돌파하는 게 낫고... 그런데 남미 애들은 어릴 때부터 다이빙 습관이 몸에 익어 있어 정신없는 상황선 자기도 모르게 다이빙을 하는 문제가 좀 있기도 하다. 

 

그런데 리버풀의 이 신예 투톱, "영국의 희망" 앤드루 왕자랑 우루과이산 토끼는 전혀 호흡이 안맞더라...  오히려 카윗이랑 수아레스가 호마리우-베베토 급 콤비 플레이를 할 때가 더 많고... 그런데 영국의 희망은 죄다 "앤디 (앤드루)" 다...  2 % 부족한...

 

그리고 루이스 수아레즈를 카를로스 테베스랑 비슷하다고 많이 언급 하던데...

 

3. Carlos Tevez (Argentina)

 (사진출처: FIFA.es)

 

그런데 테베스는 몸 탄탄한 메시 타입이고... 둘이 키 보다시피...

 

 

르헨티나의 꺽다리 테니스 선수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와 테베즈.  (사진 출처: la nacion argentina)

 

아무튼 테베스는 다소 저돌적인 단신 공격수 스타일이고, 수아레스는 브라질 호나우두의 축소형에 가까운 듯...

 

 수아레스의 라보나 슛 자세  (사진 출처:AP)

 

라보나 (Rabona) 킥은 다리를 꼬는 자세로 만들며 뒷발로 차는 걸로 웬만한 선수들은 다 하는데, 그 자세로 강력한 원거리 슛까지 가능한 건 거의 남미 선수들인 듯... 그만큼 유연하고, 발목 힘도 좋다는 얘기...

 

 

4. Cristiano Ronaldo (Portugal)

 

2011 테니스 마드리드 마스터스 보러온 카시야스, 호날두 커플. 뒷쪽에 전 테니스 선수 카를로스 모야

 

그런데 지난 달 마드리드에서 ATP 남자 테니스 마스터스 할 때 페더러 경기 중계를 틀어 놓고 정신없이 컴퓨터만 두드리다 목을 폈더니 TV 에 페더러가 아니라 포르투갈 호날두가 관중석에서 초롱초롱 눈을 빛내며 쳐다 보고 있는 것이다. 요즘 관심 없다 갑자기 얼굴 클로즈업을 보니 새삼스러운 게 나는 호날두 갓 처음 국가대표 되었을 때 피구 뒤를 졸졸 따라다니던 눈 땡그란 어린 애, 잘 까놓은 알밤 같던 그 신예 시절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귀에다가 휴지인가 흰 반창고인가를 달고 나왔던 것도 기억나는데

 

피구, 후이 코스타, 누누 고메즈 등의 황금 세대 끝나면 포르투갈도 끝일 줄 알았는데 새 어린 유망주가 나왔다 하더라고... 얘기 들어보니 전형적인 이베리아-라틴 아메리카 효자 아들 스토리의 주인공, 아버지의 자리가 빈 가난한 집안에서 식구들 먹여 살리겠단 목표로 옆도 뒤도 안보고 성공을 향해 뛰는... 그래서 결국 성공해 어머니께 돈 보따리 안겨 드리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팀으로 갔는데... 

 

그후 2006년 월드컵 뒤에, 당시 내가 하필 포르투갈 방송을 열심히 봤는데 그때 포르투갈이 영국을 이기고 올라가 4등까지 해서 영국 언론의 호날두를 향한 화풀이식 마녀 사냥이 장난 아니었다. 당연히 호날두는 도저히 이대로는 소속팀 맨유에 못 돌아간다, 나 이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겠다고 읍소를 했는데 맨유의 할아버님(!) 께서 "죽어도 호날두 넌 못 보낸다" 고 못박아 도살장 끌려가는 소 심정으로 맨유로 돌아갔는데... 포르투갈 언론도 그 상황에 울분을 토하고...

 

그런데 뭐, 결국 한참 뒤 어릴 때 꿈대로 레알 마드리드 갔으니깐, 이왕 가는 거 영국을 평정하고 갔으니 퍼 할아버님의 쇠고집이 어쩜 옳았을 수도... 여하튼 열심히 노력해서 결국 꿈을 이뤄가는 청년의 모습은 보기 좋았다. 그리고 포르투갈은 나라가 힘이 쎈 편이 아니라 축구판에서도 서러움이 있는 모양이던데 피구랑, 특히 주제 무리뉴 감독이 자국 후배들을 끌어주는 큰 역할을 해주고 있는 듯... 호날두도 나중엔 그 역할을 하겠지... 우리나라는, 아마 박지성이...

 

 

작년 2010 년 마드리드 마스터스 때 호날두, 라울, 나달. 보기 좋은 한 컷. (ATP 마드리드 마스터스 공식 홈)

 

 

 (사진 출처: EFE)

2011 테니스 마스터스 테니스 보러 온 포르투갈 국가 대표 티아구 멘데스 (AT 마드리드 소속)

 

그리고 또 여담이지만, 암만 봐도 포르투갈은 미남의 나라... 띠아구도 머리띠 푸니 이렇게 잘생겼고... 실제 그 나라 가니까 버스 운전수 할아버지부터 뒷골목 건달까지 죄다 미남...

 

 

그런데 TV 케이블 Cablevision 을 위성 스카이 TV 로 바꾸었더니 서비스도 괜찮고 편이라  매달 잡지도 보내주는데, 이번달 거를 받아서 봉투를 죽 잡아 찢었더니...

 

 

5. Javier Hernández Balcázar, "Chicharito" (México)

 

표지에 치차리토가 이렇게 폼을 재고 있는 것이다! 하하 치차로~.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를 여기서는 원래 치차로 (Chícharo=완두콩) 라고 불러 과달라하라 팀 시절 중계때 캐스터들이 "치차로치차로치차로 치~차로 골~~~~~~~" 이러곤 했는데 나는 그렇잖아도 딱 완두콩 처럼 생긴 애를 자꾸 완두콩이라 부르니 별로였다. 그래서 유럽 무대로 옮기면 인젠 지겨운 완두콩 소리 안하고 에르난데스라 하겠거니 했더니만 한술 더 떠서 "치차리토 (Chicharito= 작은 완두콩)" 로 등록 하기로 했다나... 

 

그런데 아버지가 이름이 똑같이 하비에르 에르난데스 (Javier Hernández Gutiérrez) 고, 아버지 별명이 원래 완두콩이었다. 그래서 아들도 완두콩 이라 부른 거고... 그러니깐 사실 이름 자체가 흔한 데다가 국가 대표까지 지낸 아빠랑 아들 이름이 똑같아 이래저래 헷갈리기 십상, 구분하기 좋으라고 "작은 완두콩" 으로 정한 거 같은데,

 

잡지 내용 보면 완두콩 청년은 멕시코 국민 음료 콜라가 아닌 생수를 제일 잘 마신다고 하고 (운동 선수는 역시 다른 듯), 제일 가고 싶은 경기장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최근에 읽은 책은 티에리 앙리의 전기, 그리고 테니스를 좀 친다네? 내용 다 전하려면 사연이 너무 길어지니 그냥...  

 

 

 

 사진 출처: 로이터 통신

 

그냥 앞으로도 이런 훈훈한 모습 자주 보여달라고... 완두콩 튀듯 참 잘하기는 하더라... 위치 선정, 적당한 다이빙 등...

 

( 그런데 참 멕시코 2011 리그 하반기 우승을 UNAM 이 차지해 지금 시내가 시끌법적하다. 우루과이 식당 가서 종업원들이랑 다함께 결승전 봤는데 준우승한 모렐리아 좀 아깝게 된 듯 )

 

6. Maradona (Argentina)

( 사진 출처: Ovacion Digital )

 

그리고 끝으로 마라도나 UAE 알 와슬 팀 감독 취임 축하... 다이빙과 라보나의 대명사, 앞서 언급한 청년들이 아직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최고의 테크니션... 제발 사고 치지 말고 잘 하셔서 '아라비아의 마라도나'가 되시길... 

 

 

마라도나(10번)의 라보나 뒷발차기 크로스 패스. 꼭 가발 쓴 테베스 같아 보이는...

 

 

 

그리고 그의 손자 벤하민 아구에로 마라도나의 슛팅, 미래에 할아버지를 뛰어 넘을 것인가? 

 

 


 

 

추가 >> 5 월 18일  FC 포르투 UEFA 유로파 리그 우승  (사진 출처: AFP)

 

 

그런데 포르투갈 프로팀이 유럽 대회 우승을 했는데 포르투갈 국기는 볼 수가 없고 브라질 국기, 콜롬비아 국기, 아르헨티나, 페루 국기, 유니폼이랑 무늬가 똑같아 구분 안되던 우루과이 국기에다 악착같이 우루과이 프로팀 페냐롤 기 (노랑+까망) 를 흔들어 대던 로드리게스, 콜롬비아 모자 Sombrero Vueltiao 눌러 쓴 팔카오까지... 

그런데 요즘 포르투갈 팀들은 진짜 남미 선수들 판이다. 앞에 드러누운 헐크랑 잘 생긴 팔카오는 계속 포르투에 있을 건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