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Merco press
월드컵의 와중에, 암로(AMLO)가 결국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ALMO 는 그의 이름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Andres Manuel Lopez Obrador)의 약자인데 멕시코에서는 상징성 있는 인물이다. 2006년 대선 때 칼데론에게 질 때, 처음엔 크게 앞서 있어 외신 기자들도 다 그의 대문 앞에 몰려들었었는데 PAN 의 칼데론이 마지막에 뒤집기에 성공해 부정 선거 논란이 일었다. 그래서 박빙의 차이였으니 모든 표를 다 손으로 개표하고 재확인을 해야한다고 했는데 당시 PAN 정부에서 끝까지 거부해 난리가 났었다. 학생들 다 데모하고...
그때의 AMLO 와 지금의 AMLO 는 조금 느낌이 다른데, 그때는 진짜 가난한 사람들, 서민들의 희망같은 존재라 AMLO 보다도 그가 지고 나자 길에서 울던 사람들이 더 안타까웠다. 그가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사회가 금방 바뀌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AMLO가 되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 위안이 될 거 같았는데 그 꿈이 이상하게 깨져 버린 것이다. 그때 그는 물론 PRD 의 소속이었고, 이번에는 MORENA 라고 해서 중도-좌파 연합 비슷하게 꾸려서 나왔다. 그리고 그의 위상도 가진 것 없는 자들의 희망 AMLO의 색깔은 옅어진 듯 보이고 대신 지지층의 경계가 좀 모호해진 듯 보인다. 아마 그걸 노렸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어쨌든 멕시코에서 좌파나 진보는 절대 안돼,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절대 안돼 라고 하던 절망을 딛고 끝끝내 대통령이 되었는데, 앞으로는 어떻게 정치를 해나갈지... 그래도 나는 참 신기하다. 우리나라 문대통령이 당선된 것도 그렇고, 절대 안될 거 같던 로페스 오브라도르가 된 것도, 그리고 멕시코의 현대사를 지배한 PRI(제도 혁명당) 의 벽이 이 사람에 의해 깨진 것도 그렇고 그래도 세상이 그냥 멈추는 건 아니고 변하는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내 친구들 중 몇몇은 죽자사자 그의 선거 운동을 했고, 비판적 지지를 보내는 이들도 있었고, 빈정 거리는 이들도 있었는데 어쨌든 아마 대다수는 절대 더이상 PRI는 안돼 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2006년 멕시코서 선거 결과보고 열 받았던 것이랑 2012년 PRI 의 현재 대통령 페냐 니에토가 이베로아메리카 대학교에 왔을 때 학생들의 거쎈 시위로 여자 화장실에 갇혀 못 나왔던 것도 생각이 나고, 그때 나는 늦잠 자느라 학교에 늦게 가 그 역사적인 현장을 못 보고 친구들한테 전해들으며 땅을 쳤던 것도 생각나고, 개인적인 평을 하자면 절대 안될 거 같았던 로페스 오브라도르가 당선되는 걸 보면 그래도 세상은 좋은 쪽으로 변하고 있구나 싶다.
그가 대통령이 되어서 세상이 좋아졌다는 게 아니라, 절대 안될 것 같던 그 벽도 넘어 설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게 세상이 좋은 쪽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것이라는 이야기.
그리고 그렇게 젊은이들의 야유를 받으며 당선되었던 미남 페냐 니에토 대통령이 결국 PRI 시대를 마감케 했으니 이것도 어쩐지 어디서 본 듯한 모습이고.... 아무튼 곧 멕시코 브라질 월드컵 축구하는데, 어젯밤 한잔하고 깨서 바로 축구 보는 사람들 많을 듯. 선거 때는 주류 판매 금지인데, 미리 다 사다 놓고 집에서 마셨을 듯. 그런데 오늘 월요일이니 다들 일해야 되네.
부정 선거 논란이 일었던 2006년 대통령 선거 이후 시민단체들에 의해 소칼로에서 '국민들이 뽑은 진짜 대통령'로 추대되었던 암로(AM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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