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들 주려고 산 2014 브라질 월드컵 마스코트 풀레코, 반값 떨이 하길래... 괜찮긴 한데 세우기가 힘들어 진열해놓기가 애매한 듯
7월 8일
내가 여기서 3 번의 월드컵을 본 거 같은데, 2006년, 2010년, 그리고 어쩌다 보니 올해도! 참 그러고 보니 긴 세월 멕시코와의 인연이구나 싶은데 역시 축구 열기는 우리나라보다는 여기가 한수 위, 멕시코 떨어졌는데도 관심이 많고 월 마트에 갔더니 계속 브라질 음악을 틀어주는 것이다. 덕분에 잘 들었는데,
월드컵 마스코트 인형도 쌓여 있던데 떨이로 싸게 팔더라, 한국서는 못 본 거 같은데... 뭐 한국서는 일하느라 바빠 마트같은데도 안가봤으니 못봤을 수도...
그래서 전체적으로 브라질 열풍인데, 그래서인지 오늘 꽃집에서 꽃사는데 꽃집 할아버니가 내 돈을 받더니 엄지 손가락을 내밀며 따봉 (맞다, 돈을 맞게 줬다는 의미의 브라질 사람들 제스쳐) 을 하는 것이다. 전엔 안 그랬는데 브라질 월드컵 방송 보다 받은 영향인듯.
안보는 게 나았을 브라질-독일 4 강전을 보러 괜히 바쁘게 집에 들어왔더니 대 참사 벌어지다, 그런데 다 끝나고 아스테카 TV 에서 현지 담당을 연결하는데, 베베토다! 내가 그리 좋아했던 베베토는 나이 들어서도 그대로인데, 아스테카 TV 랑 계약 맺었네, 이런 것도 좋긴 좋다, 멕시코 TV 해설진은 유명한 사람이 많긴 많다.
물론 베베토는 거의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목소리는 좋은데 거의 울다시피 얘기하는데 방송인데도 끝까지 죽어가는 목소리자 멕시코 본사의 진행자가 '베베토, 축구는 게임일 뿐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요' 라고 하는데, 무슨 의미인지 알만 했다. 진짜, 브라질 사람 아닌 내가 봐도 기가 막히는 듯.
7월 9일
오늘 처음 학교 갔는데 학교 식당 천장에 축구공이 달려 있는 것이다.보고 웃었는데 거 보고 웃었다. 그런데 다른 건물 식당 가니 벽에 월드컵의 역사를 오려붙여 놓고, 마스코트도 붙여 놓고, 아무튼 난리네. 정성도 대단하다.
오늘 아르헨티나 – 네덜란드 준결승이 있어서 학교에오지말까 고민하다 왔는데 축구 중계 시간에 도서관이 텅텅, 나는 전반전은 도서관을 안방처럼 차지하고인터넷 TV 틀어 놓고 소리는 라디오 중계를 들었는데 라디오 중계도 재미있네, 스페인어로 네덜란드를 ‘올란다Holanda’ 라고 하는데 캐스터가 말을 빨리하다 보니 ‘욜란다’ 로 들린다.
후반전은 학교 식당 가서 봤는데 당연히 다들아르헨티나 응원으로 대동 단결, 그렇잖아도 심판 오심과 로벤의 헐리우드 액션으로 네덜란드한테 억울하게졌다고 믿는 마당에 뭐하러 네덜란드를 응원겠는지, 같은 문화권의 아르헨티나를 응원하지. 승부차기 때는 진짜로 대동단결 다같이기도하는 자세던데, 어쨌든 역시 그래서 멕시코서 아르헌 로번은 만고의 적, 로벤이 공만 잡으면 여기저기서 비웃는 소리가 들린다. 앞 자리의아저씨는 기도하는 자세로 떨면서 보는데 아마 아르헨티노일 듯.
아무튼 나도 아르헨티나 스타일은 별로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그래도 네덜란드를 응원할 입장은 아니라 아무튼 살 떨려서 밥이 안 넘어갈 지경이었는데 아르헨티나의 승부차기 승으로 다들 만세, 박수치며 훈훈하게 관람 끝, …
그런데 아르헨티나 관중들은 계속 뛰면서 손에 쥔 걸 빙빙 돌리는 응원으로 유명한데, 이기나 지나 그러는데 나도 그런 적 있다, 축구장에서가 아니라 콘서트장에서, 피토 파에스 콘서트에 앵콜해달라고 다같이 그의 노래를 부르며 30분이나방방 뛰었는데 앵콜은 결국 안해줬었다. 아무튼 방방 뛰면서 목이 쉬어라 응원하는 건 그들의 전통. 질 때든 이길 때든.
여하튼 재미있게 잘 봤는데 좋아서 끌어 안고 뒤엉킨 아르헨티나 선수들을 지긋이 쳐다보는 식당아줌마들의 눈빛을 보니 부러운 거 같았다. 사실 멕시코가 네덜란드 한테 거의 다 이긴 경기를 졌으니억울도 하고, 부럽기도 할 듯… 그런데 아르헨티나도 제법오래 걸렸다, 다시 결승에 오르기까지.
학교 버스 타고 돌아오는 길에 콘데사를 지났는데 아르헨티나 식당에서 축구 유니폼 입은 아르헨티노들이모여서 아사도를 구워 먹고 있더라. 멕시코에 아르헨티노가 정말 많다.군부 독재 때도 망명 오고, 경제난 때도 오고 해서. 아무튼아르헨티나 축하,
그리고 라디오서 ‘브라질은 그냥 칠레한테 졌었어야했다, 그래야 이런 창피를 피할 수 있었다’ 하는데 맞는얘기인 듯.
7월 13일
독일도 잘 해서 우승해도 유감은 없는데, 아르헨티나는 어쩌려고... 이런 기회 다시 안 올 거 같은데, 이과인의 슛이 아직도 눈 앞에 아른 거린다. 텔레비사에서 월드컵 총 정리를 해주는데 피구도 나오고 라울이 나와서 춤도 추고, 다들 반갑기도 하고 또 사복 차림이 여전히 멋지네. 결승전 때는 베베토가 경기장에 들어가는 거 나오던데, 아무튼 아르헨티나 안타깝고, 브라질, 또 가고 싶네 히우도 가고 싶고 살바도르도 그립다. 아까라제도 먹고 싶고, 과라나도 먹고 싶고, 언제 다시 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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