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300 에서는 폭군,미치광이로 묘사되는 페르시아의 대왕 크세르크세스가 부르는 명상의 아리아 Ombra mai fu, 일명 라르고 Largo, 헨델 작곡, 가성을 쓰는 카운터 테너 안드레아스 숄 노래
우연히 케이블 TV 에서 해주는 300 라는 영화 (잭 스나이더 감독, 2006), 스파르타의 전사들 이야기를 다룬 꽤 좋은 평을 얻고 흥행도 성공다던 영화를 이제사 봤는데, 그냥 경악이다. 아니 구약 성서에서 제일 재미있게 읽었던 게 에스더 편이었는데, 에스더의 남편이자 헨델의 오페라 주인공으로 'Largo' 라는 아름다운 아리아를 부르는, 페르시아의 대표적인 현왕인 크세르크세스가 그냥 악의 축에 사이코 쯤으로 나오고, 페르시아의 병사들은 전부 그냥 괴물이다 괴물. 그 당시 더 높은 수준의 찬란한 문명을 이루고 있었던 것이 분명 페르시아이고, 오히려 비 민주적이고 야만적인 노예 제도의 나라가 스파르타였는데 자유 민주주의 스파르타가 야만의 나라의 폭군 크세스메세스를 상대해 싸우다 전사했다니 이게 무슨 논리인지 도대체...
게다가 영화자체도, 원래 내가 스파르타니 이런 시절의 칼싸움 나오고 전사들 나오는 영화 좋아하는 편인데, 이거는 상대편은 그냥 전부 '반제의 제왕' 에 나오는 괴물들과 똑같은 존재들로 그려지고 그 목을 수도 없이 베고 머리 날아가고 창자 터지고... 나중 되니까 그냥 그 자체가 지겹다, 오락 기기에서 계속 인물들 죽이는 거랑 뭐가 다른지... 죽이는 장면도 한두번 클라이막스에 강렬하게 나와야지...
어쨌든 콜롬비아의 작가 바예호, 바예호가 페루의 유명한 바예호가 있고 지금 생존해 있는 콜롬비아 작가도 있는데 멕시코 콘데사에 살아서 만난 적 있는데, 그 사람이 예전엔 영화인이 되려 했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 사람한테 영화에 대해 물어봤더니 이제 영화는 상업주의에 빠져 그 목적을 잃어버렸다, 그저 돈 버는 자극적인 영화밖에 만들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사랑했던 한 예술 장르로서 영화는 이제 없어졌다고 생각한다 어쩌고 그런 요지의 말을 했었다.
그 말 들으면서 솔직히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싶었는데 이제 거의 확실하지 않는가, 테크놀로지에 빠져서 만화 같은 영화가 범람을 하는 이 시대에 나는 영화를 일찍 포기하기를 잘 했다 싶기도... 만화는 만화의 기능이 있고 영화는 영화의 역할이 있는데 돈 많이 벌려니까 만화 같은 영화 뿐이 아니라 오락 게임 같은 영화를 찍어야 되니... 찰리 채플린이 헐리우드를 세울 때 이런 영화들을 원했을까 싶기도 하고... 그나저나 내가 이란 사람이라도 이 영화 보면 피가 꺼구로 솟구칠 듯....
헨델 시절에 크세르크세스의 아리아는 카스트라토를 위한 거였기 때문에, 카스트라토는 물론 없고 카운터 테너도 희귀한 현재에는 주로 여자 메조소프라노가 부르는데, 영화 속의 그 이상야릇한 크세르크세스 이미지는 카스트라토 이미지에서 따 온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오페라 Xeres 속의 크세르크세스와 그의 아리아 Ombra mai f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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