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년 10월 10 일의 영화 메모: 내가 좋아한 한 해 My Favorite Year / 1982년작 / 감독 Richard Benjamin.
Peter O'toole. 사진 출처 : http://www.postershop.ch
피터 오툴이라는 배우… ( Peter O’Toole, 1932 년 생, 아일랜드 출신 영국 배우) 내가 백번 가까이 본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의 주인공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베케트 (Becket, 64) 라는 영국 사극 영화에서 처음 봐서 깊은 인상을 받은 배우이다. 이 영화 약간의 동성애 분위기가 풍겨서 그런지 어릴 때 본 이후로 한번도 TV 에서 다시 방영해 준 적이 없는데 실제 절친한 친구 사이인 리처드 버튼과 피터 오툴이 명연을 펼쳤던 작품이었다.
각설하고, 여기 멕시코에 도착해 집을 못구해 싸구려 호텔방에서 두달 가량 있을 때 문화 예술 채널을 통해 본 영화가 그 배우의 영화 중 또 한국서 거의 방영이 안되었던 ' 내가 좋아한 한 해 My Favorite Year' 라는 영화다.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에 7 번째로 노미네이트 된 영화인데 기대 않고 봤다가 정말 찐한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역시 이 배우 괜찮은 배우로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던, 한국에서 혹시나 EBS 에서라도 방영을
해주면 꼭 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가작이다.
피터 오툴은 이 영화에서 초기 영화계의 명배우 에롤 플린을 패러디한 역할을 연기하는데 젊어 한때는 여성들의 연인으로, 그리고 지금도 매너있는 모습으로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뭇 여성들을 사로잡는 알란 스완은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아무것도 남지 않은 불행한 삶에 그저 술을 들이키는 것으로 남은 여생을 보내고 있다. 아내와도 이혼하고 그 와중에 하나뿐인 딸에게도 접근 불가 상태인 그에게 친구란 그저 술 하나 뿐. 그런 그에게 당시 큰 인기를 끌고 있던 TV 라이브 쑈인 '새터데이 나잇 쑈' 에 출연 요청이 온다.
그 프로에서 조감독으로 잡 심부름꾼 처럼 일하고 있던 유태인 청년은 그 와중에 주인공과 나름의 우정을 나누게 되지만 출연 당일이 되자 이것이 생방송으로 나가는 라이브 쑈라는 것을 알게된 알란 스완은 다시 술을 마구 들이키며 도저히 연기할 자신이 나지 않는다고 도망을 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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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 하고도 또 왕년의 명배우 에롤 플린의 모습을 영화속에서 재현하고 있는 피터 오툴. |
생방송이라는 소리에 벌벌 떨면서 ‘ 나는 배우가 아니라 그저 헐리우드 스타일 뿐’ 이라며 소동을 일으키는 알란 스완, 유태인임을 감추고 싶어 ‘~테인’ 으로 끝나는 성을 바꾸는 유태인 출신 AD 청년, 젊은 시절 스크린 속의 우상이었던 알란 스완이 유태인 청년 집에 왔다는 소리에 나이도 잊은 채 한껏 꾸미고 꿈꾸는 듯한 표정을 하고 나타난 할머니 등등
대소동 끝에 결국에는 멋지게 생방송을 끝내고 관중의 환호에 화답하는 알란 스완의 슬프고 퀭한 표정 속에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듯, 화려한 스타 삶의 이면에 숨겨진 인생의 고달픔이 잔잔히 다가오는 가슴 따뜻한 가작이었다 싶다.
멕시코에선 이상하게 이 피터 오툴의 영화를 TV 에서는 물론 길바닥 좌판 복제 CD 판매대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데, 그 중 역시 문화 예술 채널로 본 ‘ What’s new pussycat (65) 역시 의외로 신선한 영화였다. 내가 좋아하는 독일계 여배우 로미 슈나이더와 피터 오툴이 연인 사이로 나오고, 피터 셀러스와 우디 알렌이 조연으로 나오고 대본을 우디 알렌이 썼는데 생각만 해도 재미있지 않겠는지, 우디 알렌의 첫 각본이 상당히 파격적이었고 60년대 팝 음악도 좋았는데 이 영화 이야기는 다음에…
p.s.>> 피터 오툴의 영화 중에 또 하나 괜찮은 숨겨진 보석을 찾으라면 TV 미니 시리즈 마사다 <Masada (81)> 이다. 이것도 아주 오래 전 어릴 때 TV 로 봤는데 피터 오툴이 마사다 요새를 공격하는 책임자 로마 장군으로, 인기 미니 시리즈 <야망의 계절>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피터 시트라우스가 목숨을 바쳐 요새를 지키는 유태인 책임자로 나오는데 두 대적자 사이에 흐르는 묘한 우정의 감정이 인상적이었다. 원작이 소설인데 괜찮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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