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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주제가, 축구 응원 노래들, 오할라 Ojala [음악/영상]

alyosa 2011. 4. 12. 08:11

요즘 멕시코가 봄이 가장 더운 데다 이상 기온으로 기온이 많이 올라가 더운 데 익숙치 못한 고지대 사람들이 전부 아이스바를 물고 사는데... 나야 뭐 '이것도 더워냐' 이러고 있고...

 

그런데 며칠전 타쿠바야 시장을 거닐고 있는데 반대편에서 걸어오는 남자가 아르헨티나 국가 대표 유니폼을 입고 온다, 그런데 옷 앞쪽에다가 뭐라고 글자를 크게 찍어 붙였는데 읽어보니까 'Fito Paez', 그럼 등판에는 어떻게 했나 보니 아르헨티나의 국민 숫자나 마찬가지인 10 번에다가 그 위에는 마라도나 대신에 역시 'Fito Paez'!

 

피토 파에스 Fito Paez 는 아르헨티나 로사리오 출신의 라틴 락 뮤지션인데 노래를 잘 부르는 건 아니지만 만드는 곡들이 뭐랄까 좀, 60년대 히피 음악을 떠올리게 하는 자유로운 느낌을 줘서 많이 사랑받고 존경받고 있다. 사실 원래 '락' 의 정신이 저항과 자유...  아무튼 대표곡도 꽤 많은데 그중 아무래도 아래, '그리고 내 마음에 기쁨을 주세요 Y dale alegria a mi corazon' 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1. 피토 파에스 - 그리고 내 심장에 기쁨을 보내 주세요 Y dale alegria a mi corazon

 

 

( 같은 곡 메르세데스 소사 버젼 과 스페인어 가사=> http://www.youtube.com/watch?v=Bwa80RofCSM )

 

 

이 노래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보카 주니어스 축구팀 응원단은 아래와 같이 부른다...

 

2. 보카 후니오르스 응원단 - 그리고 내 심장에 기쁨을 주세요

 

 

그런데 이 노래는 '기쁨 (=승리)을 달라'는 가사에다가 노래도 워낙 유명해 보카 팀 말고도 라틴 아메리카 웬만한 축구팀이면 다 한번씩 응원가로 부르곤 한다... 덩달아 나도... 축구장이 아니라 콘서트 장에서... 피토 파에스가 앵콜을 안해주니 아르헨티나 관객들이 위 축구 응원단이랑 똑같은 폼으로 방방 뛰면서 'Dale alegria alegria alegria a mi corazon' 을 외치더라고... 다들 하면, 나도 한다... 아무튼 어디서든 사람들이 모이면 노래부터 부르니까...  

 

 

그런데 주말 아침이면 여기는 온갖 세계 축구 리그 다 해주는데, 그러다 가끔은 한국 경기도 해줘서 정작 한국에서는 중계가 안돼 못보는 한국 경기를 여기서만 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일어날 때도 있고... 아무튼 나는 주로 포르투갈 리그 틀어 놓다가 GOL TV 가 끊기는 바람에 요즘은 다른 거 아무거나 틀어 놓는데...

 

( 포르투갈 리그는 원래 좀 재미있는데 요즘은 또 완전히 남미 애들 판이다, 그것도 축구적 예쁜이들 판... 사비올라, 아이마르, 푸실레, 페레이라, 팔카오, 짧은 사자머리 루이즈는 첼시로 떠났고... 게다가 아직 은퇴안한 누누 고메스에다 감독들도 포르투 시절 무리뉴를 연상케 하는 젊은 지장... )

 

그런데 EPL 리버풀 경기를 틀어 놓으면 요즘 이른바 '수아레스 송', 루이스 수아레즈 응원가가 짜랑짜랑 울려서 머리 속을 빙빙 돌다 어느덧 따라 부르게 되는데... 그런데 리버풀 응원단이 노래 솜씨가 좋은 거 같더라고... 영국은 축구장 대형 참사 이후 단체 응원에 제재가 많아 위에 보카 팀처럼 북도 못 치고 단체로 막 뛰지도 못하고 그저 목으로만 응원을 하는데도 그래도 알아서들 잘 맞춰서 부르데... 하기사 비틀즈 고향 팀인데... 꼭 비틀즈 아니라도 리버풀은 아직도 팝의 본고장 역할을 하고 있는 모양이던데 팝 페스티벌도 많고,

 

그런데 어쨌든 그런 그들이 목숨 걸고 불러대는 '수아레스 송' 이거 어디서 많이 들은 곡인데 이게 뭐더라, 뭐더라 했더니... 지금껏 활동중인 디페쉬 모드 그룹의 거의 아가 시절, 1982 년도 곡 Just Can't get enough 이다. 그래 그러고 보면 저때 이쁜 머슴애들 그룹, 얘들, 아니지, 이 어르신들 말고 듀란듀란이나 컬처클럽이나 아님 데이빗 보위든 다들 영국 가수들이었다...

 

3. 디페쉬 모드 -  just can't get enough

 

 

아이돌 그룹 노래는 저때나 지금이나 단순 멜로디가 돌고도는 이른바 후크송 풍인데, 이 곡은 끝부분의 일렉트릭 변주가 좋다, 

옷차림은 향수를 자극하고...  

 

이 노래를 리버풀 응원단들은 아래와 같이 개사해서 부른다...  이른바 수아레스 송... 

 

4. 리버풀 응원단 -  just can't get enough (루이스 수아레스 응원가) 

 

 

그런데 이 노래도 다른 데선 또다른 응원가로 쓰는 걸로 안다, 어차피 응원가는 돌고 도는 법...

 

 

이렇게 축구와 노래는 불가분의 관계인데, 그래서 월드컵 때도 오피셜 곡을 만들고 음반을 출시해 팔고, 그런데 나는 내게 특별했던 월드컵이라 그런지 1994년 미국 월드컵 오피셜 송이 기억에 남는다.

 

5. 1994 년 미국 월드컵 공식 송 - 영광의 땅 glory land

 

 

사실 멜로디는 '글로~리, 로리 알렐루야' 를 좀더 드라마틱하게 개조한 거 이상이 아닌데, 게다가 미국 특유의 들끓는 애국심을 강조하는 톤인데, 그래도 저 월드컵이 인상적이었던 만큼 이 노래는 좋더라고, 어디 하나 빈틈이 없던 팀웍의 브라질, 그 브라질에 강하게 도전하던 오렌지 군단, 베르캄프, 레이카르트 등등... 

 

처음부터 끝까지 바지오의 원맨쑈 팀이었던 이탈리아, 사자머리 발데라마, 고국에 돌아가 살해된 에스코바르, 중동의 마라도나 오와이란, 도중에 출장 정지돼 관중석에서 애를 태우던 마라도나, 컬러풀 유니폼 패션의 단신 골키퍼 호르헤 캄포스... 유럽 시청자들 시청율을 위해 땡볕 아래 경기하던 그 때 그 글로리 랜드 위에 펼쳐졌던 드라마들,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6. 1998 년 프랑스 월드컵 공식 응원가 - 인생의 컵 la copa de la vida 살사 버젼, 오피셜 비디오 (화질 안 좋음)

 

 

아직도 기억하는 사람들이 좀 있을 98 월드컵 때 공식 응원가 리키 마르틴의 인생의 컵, Ale ale ale~

 

같은 곡 화질 좋으나 리듬이 많이 죽은 버젼 => http://www.youtube.com/watch?v=8BkYKwHLXiU

 

 

( 이런 라틴 팝 곡들은 보통 2 개 버젼으로 곡을 내는데 라틴아메리카 버젼은 스페인어 가사에다 리듬이 생생하게 잘 들리는 버젼으로, 미국 및 인터내셔널 버젼은 영어 가사에다 라틴 리듬의 효과를 좀 줄여 놓은 버젼으로 만든다. 각자 취향이 달라서 미국 버젼을 라틴 아메리카 사람들이 들으면 리듬감이 살아나지 않아 그야말로 '살사 (=양념) 빠진 살사' 처럼 싱겁고 재미없게 느끼고, 라틴 리듬이 그대로 팍팍 들리는 버젼은 미국 사람들이 좀 시끄럽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  

 

 

그리고 월드컵 오피셜 송은 주로 중계할 때 처음에, 그리고 시상식 같은 때 짠~ 하고 흘러나오는 장엄한 오피셜 뮤직이 있고 좀더 대중적이고 주로 유명 가수가 부르는 흥겨운 오피셜 응원가 적어도 2 곡 이상을 만든다. 음반 한장을 채워야 되기 때문에... 

 

 

7. 실비오 로드리게스와 혁명 광장의 쿠바 사람들 - '제발 이루어지기를 (Ojala)'

 

 

그런데 다 함께 노래한다는 의미를 가장 잘 보여주는 건 바로 이런 장면이 아닐까 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곡을 지을 줄 아는 노래 작가와, 그 아름다운 노래를 목놓아 합창할 수 있는 대중... 그들을 내려다 보는 호세 마르티의 동상... 어찌 보면 실비오 로드리게스는 참 행복한 사람, 눈물을 흘리며 나의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게.... 아무튼 'Ojala (제발)', 그들이 원하는 세상이  곧 오기를...